프랑스 결선투표제 의미

  • 입력 2002년 5월 3일 18시 06분


유럽을 뒤흔든 ‘르펜 쇼크’는 1차와 결선 두 차례로 나눠 투표를 치르는 프랑스식 대선의 산물이라고도 볼 수 있다. 리오넬 조스팽 총리의 결선 진출을 당연시한 좌파 지지자들의 표가 9명이나 출마한 좌파 후보들 사이에서 분산됐기 때문.

프랑스의 결선투표제는 ‘대통령은 유효투표의 절대 과반수를 얻어 선출된다. 그러나 1차 투표에서 절대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2주 후 일요일에 2차 투표를 실시한다’고 규정한 프랑스 헌법 7조에 근거한다.

대통령 당선자에게 정국의 원만한 운영에 필요한 과반수 지지를 몰아주는 것이 결선투표제의 장점. 한번으로 끝나는 사생결단의 싸움이 가져다 주는 폐해를 막을 수 있다.

87년 야권후보 단일화 실패로 노태우(盧泰愚) 대통령이 당선된 한국과 같은 상황이 프랑스에서는 나올 수 없다. 경선 불복같은 문제도 저절로 해결된다. 95년 프랑스 대선에는 시라크와 같은 당 소속의 에두아르 발라뒤르 총리가 1차 투표에 출마했으나 떨어지자 결선투표 때는 시라크를 밀어 당선시켰다.

하지만 결선이라는 안전판을 과신한 나머지 ‘르펜 쇼크’같은 이변을 만들어 낼 소지가 없지는 않다. 두 차례의 투표로 선거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