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포위츠 美국방부장관, 對테러전쟁 2차공격 시사

  • 입력 2002년 2월 20일 18시 38분


폴 울포위츠 미국 국방부 부장관은 19일 “우리는 이미 많은 미국인들을 잃었다”면서 “더 이상 주저하다가 희생자를 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대테러 2차 공격을 시사했다.

울포위츠 부장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항공우주연구원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으나 언제 어디를 공격할지는 밝히지 않았으며, 관련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 내 대표적인 매파 중 한 사람인 울포위츠 부장관은 사담 후세인 정권을 전복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어 이라크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와 관련해 케네스 폴락 미 외교협회 소속 국가안보연구소 부소장은 외교전문 잡지인 포린 어페어스 3·4월호에 ‘다음 목표는 바그다드?’라는 기고문을 싣고 이라크에 대한 신속한 전면전을 주장했다. 폴락 부소장은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 중동담당 국장을 지냈다. 다음은 그의 기고문 요약.

▽전면전의 필요성〓이라크는 9·11테러와 관련이 없기 때문에 테러와의 전쟁 연장선에서 공격을 상정해서는 안된다.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핵무기를 손에 넣어 세계의 석유공급을 교란하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이라크를 쳐야 한다. 91년 걸프전 이후 유엔의 경제 제재를 비롯한 이라크 봉쇄정책은 실패했다. 남은 선택은 전면전밖에 없다.

북부동맹을 이용해 공습만으로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렸던 아프가니스탄 모델을 적용하자는 주장은 현실성이 없다. 이라크 반군은 북부동맹보다 미약하고 40만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는 후세인 정권은 4만5000명을 가졌던 탈레반 정권보다 훨씬 강하다. 걸프전 당시 11만번의 공중폭격을 했지만 이라크군의 핵심전력은 살아남았다. 반면 탈레반 정권은 6500번의 공중폭격만으로 무너졌다.

▽전면전의 예상 규모〓후세인 정권은 20∼30개의 스커드미사일에 생화학 탄두를 실어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먼저 미사일 발사기지를 장악하고 유정(油井)을 확보해야 한다.

중무장 보병 2개 사단과 1개 기갑연대로 구성된 1개 군단으로도 이라크 지상군을 격파할 수 있지만 안전성을 높이고 승전 후 주둔 임무도 수행해야 하므로 최소한 2개 군단, 20∼30만명의 병력이 필요하다. 공중전력으로는 700∼1000대의 항공기가 동원돼야 한다. 해상전력으로는 타국 기지를 얼마나 사용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지만 1∼5개의 항공모함 전단이 필요하다. 이 같은 전력을 준비하는 데 3∼5개월, 전쟁 자체는 한달 정도 걸릴 것이다. 인적 피해는 아프간전이나 걸프전보다 크겠지만 큰 재난은 아닐 것이다. 전면전은 빠르면 빠를수록 국내외 반발이 적을 것이다.

▽국제사회 동향 분석〓사우디아라비아나 쿠웨이트를 비롯한 중동국가들이 반대하고 있지만 미국이 압도적 전력으로 후세인 정권을 전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줄 경우 지지로 돌아설 것이다. 러시아 중국 프랑스가 반대할 수는 있으나 공격을 저지할 수는 없다. 미국이 확고한 의지로 밀어붙일 경우 차후 이라크에서 정치 경제적 영향력을 보유하기 위해 미국 쪽으로 돌아설지도 모른다. 가장 큰 골칫거리인 후세인 이후 정권 수립문제는 유엔이나 아랍연맹 등 국제사회에 맡겨야 한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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