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美대통령, 재래식무기 北과 직접협상 시사

  • 입력 2002년 2월 16일 18시 12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북한군의 재래식무기 후방배치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은 앞으로 북-미간 대화에서도 이를 주요 의제로 삼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이는 핵과 미사일은 북-미간에, 재래식무기는 남북간에 풀어간다는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역할분담론’을 더 이상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인 셈이다.

방사포를 비롯한 북한의 전방배치 전력이 한국군과 주한미군에 큰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 북한군은 계속되는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240㎜ 방사포와 170㎜ 자주포 등 장사정포를 전방지역에 증강 배치하고 평양∼원산 이남에 10여개 군단과 60여개 사단 및 여단을 전진 배치시켜 언제라도 남침할 수 있는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북-미대화에서 이 문제가 논의되더라도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 북한은 재래식무기를 뒤로 물리라는 요구에 대해 “무장해제를 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반발하면서 오히려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해 왔다.

뿐만 아니라 남한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한국군의 전방배치 전력을 후방으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 문제는 서로의 안전이 보장되는 선에서 시간을 두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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