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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4월 25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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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부에 의한 언론탄압으로 국영기업인 가스프롬에 경영권을 빼앗기고 공중분해되다시피 한 러시아 최대의 민영 언론그룹 미디어 모스트의 언론인들이 온라인상에서 저항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러시아어판인 ‘이토기’ 소속 기자들은 가스프롬측이 지난주 잡지 발행을 중단시키자 집단 사표를 내고 대신 해임된 세르게이 파르호멘코 편집장을 중심으로 인터넷 잡지 ‘이토기’(www.itogi.lenta.ru)를 제작하고 있다.
비록 잡지 이토기는 사라졌지만 그에 소속됐던 기자와 잡지의 성격은 인터넷을 통해 그대로 살아 있는 셈. 파르호멘코씨는 인터넷 잡지 첫 호에서 “이토기의 정신은 온라인에서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맞서 가스프롬측은 “이토기의 제호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고소해 온라인상의 비판 언론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제재 가능성을 보여줬다.
NTV방송도 가스프롬측에 의해 경영권을 빼앗겼지만 인터넷 사이트(www.ntv.ru)만은 아직 장악되지 않은 채 비판적인 보도를 계속하고 있다. 사이트를 운영하는 ‘NTV포탈닷컴’이 자회사가 아니라 법적으로 독립된 법인이기 때문. 하지만 가스프롬측은 법적으로 이 사이트도 빼앗을 방법을 찾고 있다.
미디어 모스트의 주요 계열사 중 유일하게 가스프롬의 손에 넘어가지 않은 언론사는 ‘에호 모스크바’ 라디오 방송. 이 때문인지 이 방송의 사이트(echo.msk.ru)는 활동이 매우 활발하고 언론탄압 사례를 알려는 네티즌들의 방문도 잦다. 그러나 발행이 정지된 일간지 ‘세보드냐’의 인터넷판은 사라졌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