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인 3만여명 학살 '2·28사건' 문서 공개

  • 입력 2001년 2월 28일 18시 50분


대만 정부는 장제스(蔣介石)총통의 국민당 정부가 1947년 2월 28일 발생한 대만인의 폭동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3만명이 숨진 이른바 ‘2·28사건’ 54주년을 맞아 이 사건에 관한 비밀문서를 처음으로 28일부터 일반인에게 공개한다. 사건의 발생 경위에 관한 경찰의 당시 보고서도 포함돼 있는 이들 자료는 행정원 연구심사위원회 주최로 28일부터 타이베이에 있는 국가도서관에서 열리는 ‘2·28사건 자료전’에서 사상 처음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천수이볜(陳水扁)대만 총통은 이날 ‘미국 2·28 수난가족 귀향단’ ‘대만 2·28수난가족 대표단’ 등 피해자 유가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행정원이 지난해부터 2·28사건을 포함한 과거 계엄령 시대에 관한 역사자료 다수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2·28사건은 당시 전매국 단속원들이 밀수 담배를 팔던 한 좌판상 노파를 과잉단속하는 과정에서 총격이 발생해 대만인 한 명이 사망함으로써 촉발됐다. 1987년 대만에서 계엄령이 해제되기 전에는 이에 대해 말을 꺼내는 것조차 금기로 여겨졌다.

사건 발생 이후 모두 3만명이 숨진 것으로 추산되는 이 사건은 대만 토박이들과 1945년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끝난 뒤 대만으로 이주한 중국인, 1949년 국공내전에서 국민당이 공산당에 패한 뒤 대만으로 피란한 중국인을 분열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타이베이DPA연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