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주식발행]유럽이 美추월

  • 입력 2000년 7월 3일 19시 01분


올 상반기(1∼6월) 유럽기업의 주식발행 실적이 첨단기술 미디어 통신 관련 기업의 주도로 미국을 크게 앞질렀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지가 3일 보도했다.

유럽에서는 올 상반기 1168억달러(약 128조4800억원)어치의 주식이 발행돼 작년 같은 기간(689억달러)에 비해 70% 늘어났고 작년 하반기(904억달러)보다도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주식발행실적이 970억달러에 그친 미국보다 200억달러 가량 많은 것.

골드만 삭스의 유럽 주식자금시장 담당 팀 번팅 사장은 “1990년대 초에는 유럽의 발행 규모가 미국에 크게 못미쳤다”면서 “그러나 올해는 유럽이 미국을 앞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90년대 초 유럽에서 발행된 주식은 주로 각국 정부가 국영기업을 민영화하면서 내놓은 소유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민간 기업이 발행하는 주식이 주류를 이룬다. 거래대금도 유럽에서는 하루 100억달러, 많게는 150억달러에 이르기도 하지만 미국은 50억달러를 웃도는 경우가 별로 많지 않다.

골드만 삭스는 “유럽기업의 올 상반기 국제 주식발행의 3분의2 이상은 첨단기술, 미디어, 통신분야”라면서 “이 분야 주식발행액이 작년 1년 동안 450억달러였는데 올 상반기에 이미 350억달러에 이르렀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번팅사장은 “시장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유연하게 원상회복되고 있다”면서 “투자자는 기술주 주가급락 이후 신중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고성장 주식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관계자들은 “몇몇 기업은 시장이 불안하자 주식공모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했지만 9월에는 발행 대열에 복귀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희상기자>he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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