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 군부, 쿠데타 세력에 인질석방 최후통첩

  • 입력 2000년 6월 5일 15시 00분


피지 군부는 5일 총리 등을 인질로 잡고 있는 쿠데타 세력의 각료직 배분 등 핵심 요구사항을 거부하는 한편 무기를 버리고 인질을 석방하라는 최후 통첩을 보냈다.

프랭크 바이니마라마 계엄사령관은 현지 언론인들을 상대로 가진 기자회견에서"쿠데타 세력의 요구는 수용불가능한 것"이라면서 쿠데타를 주도한 조지 스파이트와그의 동료들이 임시 정부에 입각할 경우 일게 될 국제사회의 반발을 그 이유로 제시했다.

바이니마라마 사령관은 스파이트와 반군들이 정부에 참여할 경우 피지는 교역상대국들과의 관계에서 많은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유럽연합(EU)이 스파이트가 정권을 장악할 경우 피지의 최대 수출품인 설탕의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는 등 국제사회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군정과 쿠데타 세력은 이날 사태 해결을 위한 회담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스파이트가 회담 장소인 계엄사령부로 나타나지 않아 결렬됐다.

바이니마라마 사령관의 요구사항 수용 거부 입장에 대한 스파이트측의 반응은즉각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같은 사태 진전으로 지난달 19일 이후 의회 내에서인질로 잡혀있는 30명 이상이 넘는 인질들이 조기에 석방될 가능성은 희박해진 것으로 보인다.

필리포 타라키니키니 군 대변인은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넘을 수 없는 선이 있으며 쿠데타 세력에게 나라를 넘길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쿠데타 세력에 무기 반납과 인질 석방을 하라는 최후 통첩을 보냈다고 말했으나 이같은 통첩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의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또 호주 TV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니마라마 사령관이 피지를 확고히 장악하고 있으며 스파이트와 의회 점거에 가담한 6명의 동료들에 대한 사면을 부여하는 내용의 평화협상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타라키니키니 대변인은 스파이트가 인질들을 석방하고 무기를 반납해야 하며 그후 바이니마라마 사령관의 책임하에 법과 질서를 유지한 뒤 부족장들이 임시 민간정부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바(피지) AFP·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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