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카다피원수 기행 화제…호텔 마다하고 '천막 잠'

  • 입력 2000년 4월 4일 19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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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58)가 또다시 기이한 행동을 연발해 화제다.

카다피원수는 3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유럽아프리카 정상회담에 혼자서만 지각하는가 하면 주최측이 마련한 호텔 대신 리비아에서 가져온 천막에서 잠을 자는 등 기인 기질을 나타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개막식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주최측을 당황케 한 그는 10여분이 지난 뒤에야 특유의 갈색모자에 리비아의 전통복장인 아바 차림에 선글라스를 끼고 유유히 입장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그나싱베 에야데마 토고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과 함께 앉아 있던 그는 갑자기 필기구를 가져오라고 한 뒤 다른 사람의 연설내용을 열심히 메모하는가 하면 허공을 멍하니 바라보거나 주위를 두리번거려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했다. 회담 개막 이틀 전 카이로에 도착한 그는 주최측이 마련한 호텔 방을 마다하고 정원에 천막을 쳐 이집트 정부를 난처하게 했다.

그는 베두인족 유목민의 아들로 사막 한가운데서 태어났기 때문에 호텔보다 천막이 훨씬 친숙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리비아 측 설명이었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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