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쿠데타 20년만의 '역사 바로세우기'

  • 입력 2000년 3월 30일 19시 44분


20년 전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했던 케난 에브렌 전 터키 대통령(83)이 29일 검찰에 전격 기소됐다.

터키 남부 아다나주의 사시트 카야수 검사는 이날 에브렌 전대통령이 1980년 무혈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찬탈하면서 국회 및 다른 국가 기관들의 업무를 마비시켰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카야수 검사는 에브렌 전대통령의 죄목은 최고 사형에 처해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터키에서는 1984년 이후 한번도 사형이 집행되지 않았다.

에브렌 전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기소가 공소 시효(20년)를 불과 몇 개월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배경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재판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에브렌을 기소한 카야수 검사는 한달 뒤 정년 퇴임할 예정이다.

1980년 9월12일 군 참모총장이던 에브렌은 모두 5000여명이 희생된 좌익과 극우세력의 충돌로 국가가 분열 위기에 처했다며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그는 83년 터키를 민주주의 체제로 복귀시켰으며 89년까지 대통령을 지냈다.

터키 군부는 1960년 이후 3차례나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했으며 아직도 정부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앙카라AP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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