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더 타임스紙 ＂러軍 돈받고 체첸마을 골라 포격＂

일부 러시아군 장교가 체첸인들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고 특정 지역을 공격대상에서 제외시키는 등 부정을 저지르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체첸주민들의 증언 등을 인용해 17일 보도했다.

체첸 수도 그로즈니 남서부 20㎞ 지점에 있는 타키르 유르트 지역 기업인들은 이 지역을 공격할 예정인 러시아 장교를 매수하기 위해 최근 약 3500파운드(약 700만원)의 돈과 대형 화면의 TV를 준비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타키르 유르트 인근 아쉬코이 마르탄 지역 주민들도 포격을 중단시키기 위해 돈을 모았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이 그로즈니 함락을 위해 공습과 포격을 계속하고 있지만 남부 일부 지역은 현지 마피아들의 러시아군 ‘매수’로 공습을 면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체첸 일부 지역에서는 보급이 충분치 않은 러시아군이 식량을 제공받고 포격을 중단하는 사례도 있었다.

러시아 장교들의 뇌물수수는 러시아 일간지 ‘모스코 타임스’에도 보도됐으나 러시아 국방부 관계자들은 “언급할 가치도 없다”며 부인했다.

더 타임스는 장교들이 뇌물을 받고 포격을 중단하거나 포격에서 제외한 마을에 체첸군 병사들이 숨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체첸전쟁이 쉽게 끝나지 않는 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