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기상도]美 성장세 주춤…유럽·日 본격회복

  • 입력 1999년 12월 31일 19시 05분


새해 세계경제의 기상도는 ‘대체로 맑음’으로 요약된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와 각국의 주요 연구기관들은 2000년 세계경제의 성장률을 3.5%선으로 예측해 3% 안팎으로 잠정 집계된 99년보다 0.5%포인트 높여잡고 있다. 미국을 제외한 거의 전 지역의 경기가 고르게 살아나고 있다는 해석.

◆외환위기 쇼크 벗어나

99년 지구촌 호황을 이끌어온 미국경제의 성장세는 올해 다소 둔화될 전망. 그러나 세계경제의 또다른 축인 유로지역 및 일본경제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들어섰고 동남아 중남미 등 신흥시장국 경제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세계경제 성장률(국제통화기금·IMF 기준)이 98년 2.5% 이후 2년연속 상승곡선을 타면서 3%대에 안정적으로 진입한 점을 들어 세계경제가 97년말 신흥시장국의 외환위기 쇼크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새해 세계교역은 이같은 경제성장과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의 영향을 받아 양적으로 99년에 비해 6∼7%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제환율은 달러가치의 약세속에 엔화 유로화 등 기타 주요국 통화의 전반적인 가치상승이 예상된다.

엔화환율은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확대와 일본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이 반영돼 달러당 100∼110엔 사이에서 형성될 전망.

지난해 급등했던 국제유가는 1·4분기(1∼3월)까지 강세를 보이다 2·4분기(4∼6월) 이후 산유국들의 감산정책이 완화될 경우 소폭 하락해 브렌트유의 연평균 가격이 배럴당 22달러 안팎에 이를 전망.

올해 세계경제 흐름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는 △미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 △일본경제의 회복속도 △국제원유가 추이 등 세가지가 꼽힌다. 이코노미스트들이 상정하는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는 ‘장기호황을 누려온 미국이 연착륙에 성공하고 일본경제가 조속히 원기를 되찾아 국제교역에서 미국이 감당해온 몫중 일부를 떠맡으며 국제 원유가는 배럴당 20달러선에서 안정세를 유지하는 것’.

전문가들은 이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세계경제의 불안 요소는 그만큼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美금리인상 여부 변수

미국에서 인플레 압력이 커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이는 ‘미국 주가폭락→각국 주가의 동반하락→세계교역 축소→세계적 불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또 엔화 추가절상 등으로 인해 일본경제 회복이 지연되면 한국 등 주변 아시아국가들의 수출호조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수출위축과 이에 따른 기업투자 부진으로 세계경제에 안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선진국 신흥시장국 산유국 등 세계경제의 주요 참가자들과 IMF 등 국제기구간의 긴밀한 협력이 뒷받침돼야 2000년 세계경제가 안정적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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