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공적]자본자유화의 효용 수학적분석

  • 입력 1999년 10월 13일 23시 18분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먼델 박사는 국가간 교역규모가 확대되는 추세에 맞춰 자본자유화의 효용과 중요성을 강조한 개방 거시경제학의 거두로 평가받고 있다.

74년부터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해온 그는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이 교역 당사국 모두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주로 수학적 기법을 통해 논리적으로 설명했다.

그의 학문적 성과는 ‘먼델―플레밍의 법칙’을 통해 경제학도들에게 널리 알려져있다. 이 법칙은 국가별 환율체제와 자본이동의 자유화 정도에 따라 한 나라의 재정 통화정책이 자국과 주변 교역상대국의 물가 생산 금리 등 경제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규명한 이론.

먼델박사는 국가간 자본이동이 자유로울수록 정부 정책의 효과가 보다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점을 입증했다.

그는 또 ‘요소비용 균등화(Factor Price Equalization)’ 이론을 통해 무역론을 체계화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

요소비용 균등화 이론의 골자는 자본이동의 자유화가 보장되면 설령 국가간 무역장벽이 존재하더라도 무역자유화와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

예컨대 자본자유화→교역당사국간의 자본 및 노동비용 균등화→양국의 생산품가격 균등화→양국 후생의 상호증가를 통해 무역장벽을 없앤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논지다.

그의 이론은 주로 60년대 초반부터 70년대 초반에 집중적으로 형성됐지만 90년대 들어서 오히려 현실적 적합성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통화 및 환율 변동폭에 관한 연구는 유럽연합(EU) 단일통화 분석에 매우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먼델 박사는 유엔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IBRD) 등 국제기구와 중남미 및 유럽 국가의 각종 프로젝트에 활발하게 참여해 현실감각이 뛰어난 경제학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92년부터 작년까지 컬럼비아대 경제학과에서 수학했던 한국은행 김현욱(金炫旭)조사역은 “한국의 외환위기가 본격화됐던 97년말 먼델교수가 한국의 경제상황을 매우 안타까워하면서 같은 과의 한국인 학생들이 잘 지내는지, 학비는 제대로 송금되는지 궁금해했다”고 그의 따뜻한 인간적 측면을 소개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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