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서비스 뉴라운드」협상 속수무책

  • 입력 1999년 8월 1일 19시 21분


‘우루과이라운드(UR)보다 무서운 서비스 뉴라운드.’

제조업 분야의 시장을 무차별 개방시킨 UR협상 타결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지구촌 경제에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다자간 서비스시장 개방협상이 내년 1월에 시작되기 때문.

협상이 5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내의 서비스분야 실태조사나 정부 부처간 유기적인 협조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한국경제연구원은 1일 ‘뉴라운드’보고서를 통해 “향후 시장개방 압력은 서비스 분야에 집중될 것”이라며 “외환위기를 통해 대거 시장을 개방한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촉박한 준비일정, 부족한 전문가〓UR협상국들은 95년 1월 세계무역기구(WTO)를 출범시키면서 서비스분야의 개방협상을 5년 뒤로 미뤘다. 나라마다 법규가 다르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혔기 때문.

미국 등 선진국은 동남아 외환위기를 틈타 금융서비스 분야 개방협상에서 상당한 ‘전과(戰果)’를 올린 데 이어 이번 협상의제에 △통신 △법무 △관광 △의료 보건 △유통 △건설 등을 포함시켜 대대적인 개방확대를 관철시킬 방침이다.

그러나 UR협상에 참여했거나 연구했던 국내 전문가들은 대부분 전직(轉職)하거나 소속이 바뀌어 이번 협상에 대응할 노하우가 유실됐다는 지적. 부처간 유기적인 협조도 본격화하지 않았고 우리가 개방을 요구할 목표시장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탄력적인 개방정책으로 협상을 주도해야〓한경연은 보고서에서 “외환위기 이후 국내 시장이 대거 열린 만큼 개도국의 시장개방을 유도하는 적극적 협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혜국대우(MFN) 적용요건을 강화하고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보조금지급 △정부조달 요건을 확실히 세워 실질적인 시장개방을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

보고서는 스크린쿼터제는 폐지될 경우 국산영화가 5년내에 시장에서 완전히 밀릴 수 있으므로 축소되지 않도록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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