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에서도 한 여성이 ‘정자아빠’를 찾아냈다. 제니 시몬스라고만 신원을 밝힌 이 여성은 “임신한 뒤 의사가 집안의 병력을 묻는 순간 내가 혈통의 반쪽밖에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그래서 아버지를 찾았다”고 말했다. 기증된 정자로 태어나는 아이는 미국에서만 연간 3만명, 영국에서는 2000명에 이른다.
이에 따라 미국의 일부 법학자들은 기증받은 정자로 태어난 아이들이 친아버지를 찾을 수 있도록 정자 기증을 실명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미국 영국에서는 정자 기증자가 익명을 원하면 정자은행 등은 기증자의 신분을 비밀로 하도록 돼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자 기증자에 관한 비밀이 철저히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스웨덴에서는 80년대 후반부터 정자의 익명 기증을 금지하고 있다.영국 던디대 알렉시나 맥위니교수는 “핏줄을 모르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근친혼 가능성도 증가해 장기적으로 더욱 큰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 실명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대도 만만찮다. 정자를 기증하려는 사람은 적고 불임부부는 많은데 실명으로 기증해야 한다면 아무도 정자를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 게다가 뒤늦게 ‘정자아빠’를 찾으면 여러 가정이 위기를 맞을지도 모른다.이래저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