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무기고로 알고 폭격… 오폭은 아니다』

  • 입력 1999년 5월 9일 19시 07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은 왜 유고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을 공격했을까.

공격으로 인한 후유증이 확산되면서 대사관 공격은 ‘오폭’이 아니라 ‘제대로 된 공격’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7일 중국대사관에는 3발의 레이저 유도 폭탄이 각기 다른 방향에서 날아와 명중됐다. 이는 NATO군이 다른 목표물을 때리려다 잘못돼 폭탄이 중국대사관을 공격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

중국측도 처음부터 이같은 정황을 토대로 NATO측이 의도적으로 대사관을 공격했다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NATO군 관계자들은 8일 “폭탄은 목표했던 표적에 명중했다”면서 “다만 표적 설정이 잘못됐다”고 시인했다. 중국 대사관이 아니라 유고군 사령부의 무기고인줄 확신하고 폭탄을 발사했다는 얘기다.

NATO의 한 관계자는 “표적은 미 중앙정보국(CIA)이 골랐다”며 “현재 표적에 관한 정보가 잘못된 경위를 조사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CIA측이 오래 전의 지도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지는 9일 이와 관련해 “피습당한 중국대사관에서 1백50m 떨어진 지점에 유고군 병참기지가 있으며 두 건물은 크기나 색깔 건축연도 등이 비슷해 NATO군이 착오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중국대사관 공격은 민간인 버스나 난민을 태운 차량 등에 대한 ‘오폭’보다 더욱 심각한 후유증을 낳고 있다.

영국의 BBC방송은 중국 대사관을 공격한 폭격기는 미국의 B2 스텔스기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NATO측도 대사관을 공격한 것은 폭격기 1대였으며 폭격기가 대사관을 향해 3발의 폭탄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허승호기자〉tige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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