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자 미국 뉴욕타임스(NYT)지 ‘메트로 페이지’에 실린 불우이웃의 사연이다. 이 기사는 NYT가 87년째 계속하고 있는 불우이웃돕기 캠페인을 위한 것. NYT는 세계적 권위지에 걸맞은 이웃사랑을 실천, 수많은 불우이웃들에게 꿈과 용기를 되찾아주고 있다.
NYT는 메트로페이지 지면을 통해 곤궁에 처한 이웃들의 사연을 소개하는가 하면 1년 내내 지면 곳곳의 기사 끝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기억합시다(Remember The Neediest)’ ‘곤궁한 사람을 잊지 맙시다(Don’t Forget The Neediest)’란 문구를 넣고 있다. 독자들이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등 어느 지면을 읽더라도 불우이웃에 대한 관심을 잊지 않도록 하려는 ‘작지만 소중한’ 정성이다.
독자와 독지가의 성금은 NYT가 설립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재단’이 관리한다. NYT는 지면에 성금을 보내는 방법과 접수처는 물론 성금에 대해 전액 세금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상세한 안내도 계속한다. 또 매주 모금된 성금액수도 밝힌다. 도움을 받아 희망을 되찾은 사람들의 근황도 소개한다.
올해들어 최근까지 접수된 성금은 2백55만여달러(약 30억원). 미국에서도 연말이면 사람들이 부쩍 불우이웃을 생각하기 때문인지 12월 셋째주에만 46만달러가 접수되는 등 ‘세밑 성금’이 월등히 많다.
NYT는 모아진 성금을 뉴욕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갖고 있는 7개의 자선단체에 보낸다. 올리브도 7개 단체 중 하나인 ‘지역봉사회(커뮤니티 서비스 소사이어티)’로부터 생계비를 지원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브루클린의 한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아 팔의 감각을 조금씩 되찾아가고 있다.
NYT가 이같은 이웃돕기운동을 펼치기 시작한 것은 1911년. 당시 발행인이던 아돌프 설즈버거가 성탄절 저녁 길에서 우연히 만난 걸인에게 몇달러를 쥐어 주고 며칠뒤 자신을 찾아온 그에게 직장을 구해주면서 시작됐다. 설즈버거는 그뒤 불의의 사고로 불행에 빠진 사람들을 위해 그들의 사연을 지면에 소개하며 독자들의 성원을 요청했다. 의외로 독자들의 반응이 좋자 NYT는 불우이웃돕기를 회사의 주요 사업의 하나로 계속하게 됐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