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소비량 9% 줄었다…대대적 절수캠페인 성공

  • 입력 1998년 11월 11일 19시 33분


인구와 경제가 팽창하면 물 소비량도 증가한다는 일반적인 원칙이 미국에서 깨졌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9일 미 연방지질조사기관(FGS)의 최근 조사를 인용, 80년부터 95년까지 16년동안 미국의 하루 물소비량은 4천4백억 갤런(약 1조6천7백억ℓ)에서 4천억 갤런으로 9%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간에 인구가 16% 늘고 경제도 그만큼 성장해 왔음을 감안할때 1인당 물사용량은 약 20%나 감소한 셈이라는 것.

수원(水源)을 개발하려면 댐 건설과 같은 환경파괴를 수반하기 때문에 이러한 물 사용량의 감소정책은 자원보전 및 환경보호 측면에서 좋은 귀감이 되고 있다. 물관리 정책으로 21세기 초에 닥칠 것으로 우려되는 물부족 현상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유엔은 지난해 발표한 환경관련 보고서를 통해 2025년에는 전 인류의 60%가 심각한 물부족 현상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물 사용량이 이처럼 줄어든 것은 물 공급량을 줄이고 소비를 감소시키는 양면 정책이 성공한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우선 공급 측면에서 댐 건설난과 환경보호 여론 때문에 물 공급 자체가 줄어들었다. 우선 댐 건설 장소가 적어졌고 수원 개발에 돈이 많이 들어 개발이 어려워진데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80년대 들어 댐건설이 줄었다.

물절약 정책 측면에서는 무엇보다 한번 쓴 물을 다시 사용하게 하는 중수도(中水道) 설치를 의무화한 연방법이 일등공신. 이로 인해 공업용수는 35%나 줄어들었다. 이 법은 사용한 물을 정화시켜 하수도로 내보내는 비용보다 한번 쓴 물을 다시 쓰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는데서 착안한 것.

농업용수도 16%나 절약됐다. 수자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서부지역의 농부들은 분수처럼 공중에서 물을 뿌려 농작물에 퍼지도록 하는 비산식(飛散式) 관개(灌漑)방식 대신 직접 작물 뿌리에 물을 주는 방식으로 대체했다. 공중에서 증발되거나 바람에 날리는 물도 아깝기 때문.

가정에서는 자동 그릇세척기와 세탁기, 수세식 화장실 등 물 소비량이 많은 용품들도 절수형으로 대체됐다.

이같은 조사결과에 대해 수원개발연구소의 피터 글레익 박사는 “우리가 물을 사용하고 물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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