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교사들 『몽골 태국등 원시부족을 복음곁으로』

  • 입력 1998년 10월 7일 19시 23분


밀림속 어딘가, 현대문명과 한번도 접촉해 본적 없는 원시부족을 찾아 선교사가 떠난다. 그리고 그들 부족의 일원이 되어 복음을 전하며 그곳에서 일생을 보낸다….

18세기말 남미를 배경으로 한 영화 ‘미션’(86년작)속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한국인 선교사들이 최근 세계 곳곳의 오지(奧地)로 속속 떠나고 있다. 91년 한 선교사가 영국인 부인과 함께 아마존 정글로 들어간 이래 지금까지 ‘NTM(New Tribes Mission)부족선교회’ 소속 한국인 12명이 몽골 태국 볼리비아 호주 등의 오지로 들어갔다. 대부분 신상명세를 밝히지 않는 ‘이름없는 천사’들이다.

NTM은 미전도(未傳道) 종족에 대한 선교를 목적으로 42년 설립된 초교파적 기독교 선교단체. 현재 27개국 3천2백여명의 선교사들이 활동중이다. 한국지부는 지난해 설립됐다.

선교사들은 오지에 들어가기 앞서 미국에 있는 선교훈련학교에서 낯선 부족과 함께 생활하는데 필요한 음성 언어학, 문자교육방법, 의료기술, 혼자 집짓고 생활하는 기술 등을 4년간 배운다. 이 고된 교육과정은 미전도 종족 선교에 나서려는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전제요건.

훈련을 마치면 안내인이나 소개해주는 사람도 없이 임지로 떠난다. 자신이 평생을 보내기로 한 종족이 지나다니는 밀림속 어딘가의 길목을 파악한 다음 선물과 음식을 놓아둔다. 그러면서 얼굴을 익혀두길 수십차례. 원주민의 경계심이 조금 사라질때쯤 그들 부락으로 들어간다.

낯선 문화에서 오는 갈등이 없을 수 없지만 선교사들은 아픈 사람을 치료해주고 노동봉사를 하고 그들의 언어를 배우면서 신뢰를 쌓아간다. 어느덧 이웃으로 인정받게되면 그들의 언어로 성경을 번역,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전하며 그렇게 그곳에서 일생을 마친다.

평생을 바치지만 물질적 보상은 없다. 다만 선교사들이 ‘문명의 습관’에서 벗어나는데 필요한 과도기 동안의 생필품은 NTM측에서 2개월에 한번 정도씩 공수해준다. 대개 부부가 함께 가는 것이 관례며 자녀는 NTM의 선교사자녀학교에 맡긴다.

물론 위험도 없지 않다. NTM설립 후 처음으로 남미에 파견된 선교사 5명은 모두 살해됐다. 이후에도 비행기사고, 마약조직에의 피랍 등으로 수십명이 희생됐다. 그럼에도 ‘평생을 험지에서 보내겠다’고 자원하는 젊은이들은 날로 늘고 있다고 한다.

NTM한국지부대표인 윤규석선교사(47)는 “지구상엔 아직 선교사가 한번도 발을 들여놓은 적이 없는 미전도 부족이 4천여 종족에 달한다”며 선교사가 할 일도 그만큼 많은 셈이라고 말했다. 한국지부 연락처 02―430―4521.

〈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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