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에 금융불안 해소 촉구…엔貨가치 연일 하락

  • 입력 1998년 7월 31일 19시 13분


일본 금융기관 부실채권이 일본정부 발표액의 2배에 가까운 1조달러에 이른다는 지적이 미국에서 나오고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새 내각에 대한 실망감으로 엔화가치가 약세를 보이는 등 일본의 금융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6월중 일본실업률도 2차대전 패전후 가장 높은 4.3%를 기록, 고용불안도 확산되고 있다.

로렌스 서머스 미국 재무부 부장관은 30일 “오부치 내각의 최우선과제는 금융불안 해소를 위해 공공자금을 적극 투입하고 국내경기를 부양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새 내각이 분야별로 신속하고 효과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지는 30일 백악관 및 재무부 소식통 등의 말을 인용, “일본 금융기관의 회계분식관행과 회계장부를 파악하지 못하는 일본 관료의 무능때문에 금융기관 부실채권에 대한 일본정부 발표가 정확하지 않다”며 “부실채권 총액이 1조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의 금융감독청은 최근 일본금융기관의 부실채권총액이 87조5천3백억엔(약 6천5백억달러)이라고 발표했었다.

이 신문은 또 “1조달러의 부실채권을 해결하려면 5천억∼7천억달러가 투입돼야 할 것”이라며 “이는 일본 국민총생산(GNP)의 12%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로 부실채권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31일 도쿄(東京)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환율은 전날보다 1엔 이상 높은 1백43엔대를 기록, 이틀째 엔화가치가 약세를 보였다.

이에 앞서 30일 뉴욕에서는 한때 달러당 1백44엔대까지 엔화환율이 치솟아 6월중순 미국과 일본이 엔화가치 방어를 위해 공동개입하기 직전의 수준을 기록했다.

엔화가치는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대장상이 30일 취임직후 기자회견에서 “엔화와 주가는 시장에 맡겨도 좋다”는 발언이 전해지면서 일본이 엔화방어에 소극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면서 떨어지기 시작했다.

한편 총무청이 31일 발표한 일본의 6월중 실업률은 지금까지 가장 높았던 4, 5월의 4.1%보다도 0.2%포인트가 더 높았다.

〈도쿄·워싱턴〓권순활·홍은택특파원〉kwon88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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