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G7 한국지원/美금융계]『제2의 인천상륙작전』

  • 입력 1997년 12월 25일 20시 29분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 같다」. 뉴욕 금융가 월스트리트의 24일 표정이다. 미군주축의 유엔군이 인천에 상륙작전을 펴 벼랑에 몰렸던 한국을 구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미국을 중심으로한 서방선진7개국(G7)의 대한(對韓)금융지원으로 한국의 금융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비유한 표현이다. 투자회사 J P 모건의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결과에 따라서는 한국민들에게 최대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일부에선 경계하는 시각도 있지만 월가가 이처럼 전반적으로 낙관세로 돌아선 것은 단순히 G7이 제공할 80억달러의 자금때문만은 아니다. 이들 국가가 한국에 대한 대출금의 만기연장을 자국은행에 독려한다는 부분이 앞으로 큰 효과를 볼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한국이 빌려쓰고 있는 돈이 거의 모두 이들 국가의 은행에서 나왔다는 사실에 근거한 얘기다. 시티은행의 한국담당은 월가의 시중은행들이 정부의 요구를 얼마나 받아들일 것 같냐는 질문에 『이들 국가에서는 민관간의 교류가 많기 때문에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은행들이 빨리 움직이고 있다. 이날 미연방은행 뉴욕지부가 미국내 6대 시중은행의 관계자를 불러 한국에 대한 「자발적」인 대출재개를 요구했고 이들 은행들은 휴가중임에도 불구하고 다음주 고위급 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공식 논의키로 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즉각 장세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채권시장에서는 한국채권의 기준이 되는 산업은행 채권 수익률이 기간별로 1.5∼2%포인트나 떨어졌다. 물론 아직도 높은 수준이다. 뉴욕주식시장의 다우존스 지수는 30포인트나 빠진 가운데서도 한국계 주식들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포철주식이 주당 1.0625달러 올라 17.5625달러가 된 것을 비롯해 코리아 펀드와 한전주 등이 모두 0.625달러씩 올랐다. 한국관련 주식이 일제히 동반 상승한 것은 올 하반기 처음이었다. 비록 이날 미국은행들은 한국에 대한 대출 라인을 당장 되살려 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는 은행들이 연말결산을 앞두고 대출을 삼가고 있기 때문이며 내년 초에는 민간은행의 한국진출이 재개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뉴욕〓이규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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