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권총방아쇠에 자물쇠 단다…내년부터 부착의무화

  • 입력 1997년 10월 10일 20시 27분


권총 사용이 현재보다 조금 더 복잡하게 된다. 방아쇠 주변에 튼튼한 철통 자물쇠가 부착돼 열쇠가 있는 사람만 사용할 수 있도록 모양이 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0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백악관과 미국내 권총제조업체들은 지난 3월이후 비밀리에 협상을 벌인 끝에 9일 권총 잠금장치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권총 판매가 줄어들 것을 우려한 제조업체측의 끈질긴 반대에도 불구하고 클린턴 대통령이 직접 개입해 합의를 끌어냈다. 미 정부가 이 문제에 유난히 관심을 기울인 것은 최근 권총오발 사고로 희생되고 있는 어린이의 수가 부쩍 늘고 있기 때문. 지난해 미국에서 14세 이하 어린이 가운데 1천5백여명이 권총을 갖고 놀다가 오발사고로 부상했으며 이 가운데 1백85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합의에 따라 내년말부터 생산되는 권총가운데 민간용으로 공급되는 80% 정도는 자물쇠를 부착한 형태로 제작된다. 업계는 추가 안전장치를 하는데 드는 비용이 권총 한자루당 5∼10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한다. 안전장치가 부착되면 어린이 사고방지는 물론 어른들이 감정적인 행동에 의해 순간적으로 저지르는 사고도 많이 줄어 들 것으로 기대된다. 대신 숨겨 놓았던 열쇠를 찾아 잠금장치를 풀 때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서부영화에 나오는 속사권총의 명수를 발견하기는 이제 어렵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신변보호를 위해 신속하게 사용해야할 필요가 생길 경우에도 신형 권총은 별 효용이 없을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뉴욕〓이규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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