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23일 연차총회]개도국들, 반대시위 계획

  • 입력 1997년 9월 21일 20시 28분


「가난한 자의 먹을 것을 모두 가져가 버리는 빚쟁이 IMF」. 이 독설은 「인서지」라는 록그룹이 인터넷에 개설한 사이트에 실려 있는 「우리는 왜 이렇게 분노하는가」라는 노래의 한 구절이다. 23일 홍콩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양기구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질 예정이다. 「IMF 및 세계은행 반대 연대모임」의 대변인 탐 청인은 『IMF 등은 동남아시아 등에 돈을 꾸어줄 때 부당한 전제조건을 요구, 이 지역의 빈곤을 심화시킨다』고 비난했다. 일견 최빈국가나 금융위기에 처한 국가들에 돈을 꾸어주는 등 자선을 베푸는 IMF가 비난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로 23일부터 열리는 총회의 가장 큰 현안중의 하나인 쿼터배분문제. IMF회원국들은 주식회사와 같이 자본금(쿼터)을 내고 그에 따라 주주권(투표권)을 행사하고 있는데 쿼터가 선진국 위주로 짜여져 있다. 현재 IMF의 총쿼터는 1천9백76억달러선. 1백81개 회원국 중 미국 독일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상위 5개국의 쿼터 지분율은 40%에 육박한다. 한국의 지분율은 불과 0.55%. 폴란드(0.68%)나 리비아(0.56%)보다 낮고 루마니아(0.52%)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 등 신흥개발도상국은 IMF의 부당한 지배구조를 지적하며 각국의 경제규모에 맞도록 쿼터를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 등 선진국은 쿼터 증액은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둘째는 IMF가 이같은 지분구조 때문에 국제금융시장을 마구 주무르는 선진국에 대해서는 무력한 반면, 돈을 꾸어가는 개도국에 대해서는 가혹할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 IMF 등은 어려움에 처한 개도국에 대해 돈을 무기삼아 금융시장은 물론 예산이나 세정(稅政) 등에 대해서까지 거의 내정간섭 수준의 개입을 일삼는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홍콩〓이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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