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 반정부시위 확산…시위대,총파업-국경봉쇄

  • 입력 1997년 1월 30일 11시 21분


불가리아 집권 사회당이 조기총선을 거부하자 29일 노동자와 교사가 파업을 벌이고 시위대는 국경과 주요 국제 고속도로를 봉쇄하는 등 반정부공세가 계속 확산되고 있다. 공산당의 후신인 사회당은 경제 실정에서 비롯된 시위가 23일째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페타르 스토야노프 신임 대통령이 정국 타개책으로 제시한 5월 조기총선안 수용을 거부했다. 시위대는 이에 따라 서부 유럽과 에게海 연안을 잇는 주요 무역통로중 하나로 유일하게 불가리아에서 그리스로 통하는 국경을 차단하면서 사회당이 집권을 포기하고 조기총선을 수용할 때까지 계속 국경을 봉쇄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시위대는 또 그리스 북부 마케도니아로 통하는 국경과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로 향하는 고속도로에서 타이어에 불을 질러 차량 통행을 막음으로써 심각한 교통체증을 유발했다. 특히 소피아에서는 교수들이 시내 교차로 한 곳에서 버스들을 가로막아 30여분간 운행이 중단되고 택시 몇백대도 야당旗를 달고 요란한 경적 시위를 벌여 교통 혼잡을 빚었다. 또 열차 운행도 1시간 가량 중단됐다. 이와 함께 시민과 학생 5만여명은 야당이 처음으로 본격 주도한 집회에 참석,조기총선 실시를 촉구했으며 이중 몇천명의 학생은 집회를 마치고 횃불행진도 펼쳤다. 노동자 몇천명은 反공산계 노조의 총파업 지시에 따라 일손을 놓은 채 의사당밖에서 집회를 가졌으며 약 5백60개 학교의 교사가 파업하고 1천4백개 학교에서 1시간동안 수업이 중단됐다. 이와 관련해 독립적인 TV는 노조 간부들의 말을 인용, 부르가스 정유소 노동자들이 31일부터 연료 공급을 중단할 것이라고 보도했는데 이럴 경우 전국 운송이 차질을 빚게 된다. 국영 텔레비전은 이날 사람들이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 美달러로 바꾸는 장면을 방영했으며 불가리아 중앙은행은 시중은행의 지불 준비금을 동결시켰다. 불가리아 통화인 레프는 올들어 50% 이상 가치가 하락, 환율이 28일 달러당 1천50레프에서 29일에는 1천3백50으로 하락했으며 빵집과 주유소에서는 시민과 운전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한편 총리 지명자인 니콜라이 도브레프 現내무장관은 이날 국영 TV와 가진 회견에서 사회당의 지시에 따라 거국 연립정부를 구성할 것을 주장하면서 필요할 경우 총리직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지도자인 이반 코스토프는 집회 연설을 통해 도프레프가 사회당을 따르지 않을 경우에만 이같은 연립정부가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스토야노프 대통령은 이날 유럽연합(EU)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관리들을 만나 도움을 요청했으나 확답을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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