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권委, 풀어쓴 용어 지침서 펴내

입력 1997-01-16 20:34수정 2009-09-27 07:24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워싱턴〓李載昊특파원」 증권 관련 용어들이 어렵기는 미국도 마찬가지인 듯.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3일 증권사와 투자신탁사들이 투자안내서나 결산보고서를 작성할 때 일반투자자들이 쉽게 알 수 있는 용어와 문장 사용을 권장하기 위해 59쪽에 달하는 지침서를 펴내 눈길. 억만장자 투자자인 워런 버펫이 서문을 쓴 이 지침서는 금융인이나 변호사들이 습관적으로 써온 말과 어법이 일반투자자들로서는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친구와 대화하듯 평이하고 쉬운 말을 쓰도록 권유. 예들 들면 이런 식이다. A증권회사의 안내서를 보면 이런 문장이 나온다. 「전술한 수수료 일람표는 투자자들로 하여금 펀드에 있어서 주식보유자가 직접, 또는 간접으로 부담하게 되는 비용과 경비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의도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지침서는 이 난삽한 문장을 다음과 같이 바꾸고 있다. 「이 수수료 일람표는 당신이 우리 펀드에 투자할 경우 직간접으로 지불하게 되는 비용과 경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침서가 강조하는 것은 평이한 단어와 문장의사용.「∼에 일치해서」(in accordance with)라고 하지 말고 그냥 「∼에 의해」(by 또는 under)라고 쓰라는 것이다. 기존의 안내서와 보고서들이 수동태 문장, 뜻이 분명하지 않은 동사, 추상적인 용어로 가득차 있어 쉬운 내용도 일부러 어렵게 만들고 있는 듯한 느낌마저 주고 있다는 얘기다. SEC는 이 지침서를 만들기 위해 유명 영문법책을 참고했고 코넬대 영문학과 교수인 윌리엄 스트렁크의 조언도 들었으나 여전히 쉬운 말로 쓰기가 어렵다는 점을 토로했다.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