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초대행정장관 董建華]상해출신 세계적 해운재벌

  • 입력 1996년 12월 11일 20시 16분


「홍콩〓鄭東祐특파원」 11일 홍콩특별행정구의 초대 행정장관으로 선출된 董建華(동건화)는 중국 상해 태생으로 중국의 현 지도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등 서방세계와도 폭넓은 교류를 갖고 있다. 더욱이 대만과도 인맥이 닿아 내년 7월부터 발족하는 홍콩특별행정구의 초대 수장에 적합하다는 평을 받아왔다. 그는 이번 선거운동기간 「21세기 홍콩의 공동건설」이라는 기치아래 안정되고 공평한 민주사회를 건설하겠다고 역설했다. 그는 미래의 홍콩이 가장 치중해야 할 사항으로 국제금융무역 도시의 위상에 맞는 경제적 번영과 민생의 개선을 꼽았다. 반면 그는 정치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하고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는 정치는 결국 시민을 잘살게 하기 위한 수단이나 과정에 그쳐야하지 정치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즉 정치가 목적이 되면 바로 정치 때문에 시민이 분열되고 경제가 퇴보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한마디로 일국양제(一國兩制)에 의해 중국의 중앙정부로부터 제도적으로 독립되는 홍콩을 경제적으로 더욱 잘살게 이끌어 나가겠지만 정치적으로 북경정부와 대립하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가 가진 약점은 바로 그 자신이 경제인이면서 경제분야에만 너무 치중하려 한다는 데 있다. 세계적인 해운그룹인 동방해외그룹의 실질적인 소유주인 그는 홍콩 최대 그룹중 하나인 장강실업 李嘉誠(이가성)회장, 홍콩 재계의 대부 헨리 폭 등 홍콩의 유수한 재벌들과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적지 않은 수의 홍콩인들이 앞으로 홍콩행정이 금권행정이나 재벌들에 유리한 쪽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부인과의 사이에 2남 1녀를 두고 있으며 그의 둘째 며느리의 어머니는 한국인으로 이화여대 재홍콩 동창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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