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년전 태국의 ‘걷는 부처’ 한국 나들이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22일 15시 08분


태국 예술의 황금기 문화유산 239점 국내 첫선

22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태국의 역사와 미술을 대규모로 소개하는 특별전으로 태국 전역 21개 국립기관에서 출품한 작품을 포함해 조각과 회화, 공예 등 214건 239점을 선보인다. 2026.06.22. 서울=뉴시스
22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태국의 역사와 미술을 대규모로 소개하는 특별전으로 태국 전역 21개 국립기관에서 출품한 작품을 포함해 조각과 회화, 공예 등 214건 239점을 선보인다. 2026.06.22. 서울=뉴시스
사뿐 들어 올린 발뒤꿈치가 금방이라도 대좌에서 내려올 모양새다. 지그시 감은 눈과 둥글게 굽이진 눈썹, 가지런하게 모은 손가락엔 기품과 아량이 깃들었다. 과거 태국에서 귀한 성물(聖物)로 여겨지던 불족적(佛足迹·부처의 발자국)의 기운이 물씬하다.

오늘날 태국의 문화적 뿌리를 이루는 수코타이 시대(1238∼1438) 예술의 정수로 꼽히는 14세기 ‘걷는 부처’가 22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공개됐다.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부처의 모습을 형상화한 이 불상은 23일 개막하는 특별전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의 대표 전시품 중 하나.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날 언론공개회에서 “중생을 구제하고자 고요하게 다가가는 자세와 옷자락이 바람에 가볍게 날리는 표현법은 세계적으로도 탁월한 명작”이라고 했다.

22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태국의 역사와 미술을 대규모로 소개하는 특별전으로 태국 전역 21개 국립기관에서 출품한 작품을 포함해 조각과 회화, 공예 등 214건 239점을 선보인다. 2026.06.22. 서울=뉴시스
22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태국의 역사와 미술을 대규모로 소개하는 특별전으로 태국 전역 21개 국립기관에서 출품한 작품을 포함해 조각과 회화, 공예 등 214건 239점을 선보인다. 2026.06.22. 서울=뉴시스
특별전은 여러 왕조를 거쳐 발전해 온 태국의 역사와 예술을 대대적으로 조망했다. 푸른빛이 아름다운 선사시대 유리 장신구와 6~7세기 석조 불상, 19세기 왕실의 정교한 금속 공예품 등 태국의 21개 기관에 소장돼 있는 굵직한 문화유산 239점이 전시됐다. 우리나라 국립박물관에서 이 정도 규모로 태국 미술을 조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코타이를 흡수한 뒤 400년 넘게 번성한 아유타야 왕국(1351∼1767)의 왕실 문화유산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국왕에게 ‘신성한 통치자’로서의 권위를 부여하던 15세기 상투관이 대표적이다. 색색깔 유리알과 황금으로 정교하게 장식된 모양은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시를 기획한 권강미 학예연구관은 “아유타야 왕국은 국제 교역을 중심으로 부를 축적하면서 태국 고전 문화의 황금기를 이룩했다”며 “황금빛 궁전과 사원이 이때 대거 세워졌다”고 설명했다.

18세기 후반에 등장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라따나꼬신 시대를 비추면서 전시는 마무리된다. 금박을 입힌 전통극 가면은 태국 특유의 화려한 미감을 잘 보여준다. 전시 도록에서 태국 문화부 예술국은 “아유타야는 1767년 막을 내리지만, 그 예술과 종교, 정치적 산물은 지금까지도 태국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한다. 9월 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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