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걱정 직장인 필독 레시피] 좀처럼 식지 않는 커버드콜 ETF 인기
개인 투자자 올해 3조4000억 매수
상승 막히고 하락은 뚫린 단점 보완
지난해 주가 상승-높은 분배금 누려
하락장 원금 손실-분배금 감소 주의
은퇴를 앞둔 사람들의 가장 큰 걱정은 월급이라는 고정 수입이 사라지는 것이다. 매달 생활비 만들기가 만만치 않은데 국민연금은 받을 시기가 아니고 개인연금은 충분치 못하다. 은행 이자가 2, 3%대에 불과한 상황에서 연 10%대 중반 수익금을 매달 나눠 준다는 상품이 있다면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커버드콜 ETF(이하 커버드콜)가 그 주인공이다.
‘어떻게 이렇게 높은 수익을 매달 줄 수 있는 것일까’ 의문이 들면서도 은퇴자들에겐 돌파구를 찾은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수익만 보고 무작정 투자해선 안 된다. 소중한 노후자금을 투자하는 만큼 어떤 원리와 방식으로 운용되는 ETF인지 상세히 알고 투자해야 후회가 없다. ● 상승 수익 포기 대신 분배금 받아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상장된 커버드콜은 52개. 순자산총액은 15조 원이었다. 이달 10일 기준으로는 54개. 순자산은 20조 원으로 약 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 커버드콜 순매수 규모는 3조4000억 원이며 국내 ETF 시장 규모는 297조 원에서 393조 원으로 32% 상승했다. 커버드콜이 ETF 시장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커버드콜의 기본 원리는 보유하고 있는 기초자산에 대한 옵션을 매도하는 것이다. 기초자산은 코스피200 지수, 나스닥100 지수, 미국 국채 등이다. 커버드콜은 이 기초자산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을 다른 사람한테 팔고(콜옵션 매도) 대신 일정한 대가를 받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산운용사 A가 보유한 기초자산 현재가가 100원이라고 하자. A는 B에게 일정 기간 뒤에 기초자산을 현재가인 100원에 살 수 있는 권리를 팔고 대신 일정한 대가, 즉 옵션프리미엄을 받는다. A는 기초자산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일단 옵션프리미엄만큼의 돈을 확보한다. A는 옵션프리미엄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에게 월 분배금을 지급한다.
A 입장에선 이 거래가 늘 이득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옵션프리미엄이 100원의 5%인 5원이었다고 해 보자. 가격이 10% 상승해 110원이 됐다면 B는 약속대로 기초자산을 A로부터 100원에 사서 시장에 110원에 되판다. B는 옵션프리미엄을 빼고 5원의 이득을 얻었고, A는 옵션프리미엄 5원은 챙겼으나 상승분 10원을 온전히 누리지 못한다. 20%가 올라도 A는 5원 밖에 챙기지 못한다.
반대로 10% 하락한다면 B는 매수 권리를 포기한다. B 입장에선 10%가 내렸는데 수수료 5%만 포기해 손실을 축소한 셈이고, A도 5% 옵션프리미엄을 받았기 때문에 10% 하락을 5%에서 막게 된다. 하지만 하락폭이 더 크다면 A는 손실을 5%만 축소했을 뿐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커버드콜은 대체로 완만한 상승장이나 횡보장에서 빛을 발한다. 주가 변동이 옵션프리미엄 가격 이내라면 옵션프리미엄에서 상승분이나 하락분을 뺀 만큼 이익이다.
● 시장 상승을 일부 따라가도록 진화
분배금을 받는 대신 상승은 제한되고 하락은 대부분 감내해야 하는 커버드콜 특성은 약점으로 인식됐다. 시장이 상승하는 시기에는 따라가지 못하고, 시장이 빠질 때 비슷하게 빠졌다가 반등하더라도 회복이 더뎠다. 옵션프리미엄이란 푼돈 챙기다가 정작 큰돈을 못 벌거나 더 토해 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단점을 극복하는 방식의 커버드콜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ETF 이름에 ‘타겟’이 들어간 경우가 대표적이다. 연간 목표(타겟)로 하는 분배율에 필요한 만큼만 콜옵션을 매도하고 나머지 자산에는 커버드콜 전략을 쓰지 않는다. 시장 상황에 따라 콜옵션 매도 비중을 신축적으로 조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초자산 100% 중 30%에 대해서만 분배금을 받기 위한 콜옵션 매도를 하고 나머지 70%는 그대로 들고 가는 것이다. 이 경우 70%의 기초자산은 시장 상승분을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에 상승장에서 소외되는 단점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옵션 매도 기간도 월 단위에서 주 단위, 일 단위로 줄여 옵션프리미엄을 최대한 확보한다. 기간이 짧은 만큼 옵션프리미엄을 여러 번 챙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인데, 옵션 갱신 비용 등도 늘어나 기대한 만큼 수익률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 매달 따박따박 꽂히는 현금 분배가 매력
현재 국내 상장 커버드콜 중에 가장 큰 순자산 규모를 유지하는 것은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 ETF다. 콜옵션 매도를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정해 단점을 보강했다. 2024년 12월 상장 이후 22일 현재 순자산 4조5300억 원, 올해 개인 순매수가 1조3000억 원에 달한다. 목표 분배율은 옵션프리미엄 연 15%와 보유 중인 코스피 200 개별 종목의 연간 배당률 2%를 더해 연 17%대(월 약 1.4%)를 기대한다. 삼성자산운용 자료에 따르면 상장 이후 목표한 분배율 월 1.4%를 꾸준히 지급하고 있다. 만약 1억 원을 투자해 지난해 4월부터 올 3월까지 1년간 보유했다면 연간 세전 2179만 원(월 평균 약 180만 원)의 분배금을 받을 수 있었다.
여기에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도 원금의 70%에 달했다. 연간 분배금까지 더하면 총수익은 90%가 넘는다. 물론 이런 기록적인 성과는 코스피가 같은 기간 130% 상승한 덕분이다.
이처럼 타겟 방식의 커버드콜은 옵션프리미엄을 통해 매달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고, 지수 상승 수익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장점이다.
● 일반 배당보다 훨씬 낮은 세금이 매력적
커버드콜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절세 측면이다. 커버드콜의 세금은 분배금(옵션프리미엄과 배당) 수익, 매매차익에 대해 부과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자산 커버드콜의 경우 분배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옵션프리미엄이 비과세다. 기초자산의 보유한 종목에서 받은 배당금은 배당소득세 15.4%를 내는데 분배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개 10∼20% 선에 불과하다.
만약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 기준인 연 2000만 원을 커버드콜 분배금으로 받았다고 해보자. 일반 배당금이라면 배당소득세율 15.4%인 약 308만 원을 내야한다. 하지만 분배금은 총액 2000만 원에서 10∼20%인 200만∼400만 원에 대해서만 15.4%의 세금이 부과돼 30만∼60만 원만 내면 된다. 커버드콜 분배금을 받으면 세금도 낮고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될 걱정도 크게 덜 수 있다.
매매 차익에 대한 세금도 사실상 무의미하다. 원래 커버드콜은 ‘기타ETF’로 분류돼 매매차익에 대해 15.4% 세금을 내야 한다. 이 세금을 어떻게 내는지 이해하려면 보유기간과세, 과표기준가 같은 개념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결론만 얘기하면 매매차익에 대한 세금은 무시해도 될 정도로 미미하다.
하지만 기초자산이 나스닥, S&P500 같이 해외 자산인 커버드콜은 다르다. 분배금과 매매 차익 모두에 대해 배당소득세 15.4%를 내야 한다. 해외 자산 커버드콜의 경우 연금계좌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담아 과세 이연과 저율과세 혜택을 받아야 세금 면에서 유리하다. 국내 자산 커버드콜은 일반계좌, 해외 자산 커버드콜은 연금계좌나 ISA에서 굴리는 것이 효율적이다. ● 높은 분배율에 현혹되면 안 돼
커버드콜이 많이 진화했지만 파생 전략을 쓰고 상방보다는 하방이 뚫려 있어 여전히 위험한 상품이다. 지난해 같이 꿩(매매차익)도 먹고 알(높은 분배금)도 먹는 상황은 예외적이다. 높은 수익률은 높은 위험률과 동의어다. 상장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 장기 성과가 검증됐다고 보기도 어렵다. 커버드콜을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게 위험을 줄이는 길이다.
커버드콜은 은퇴기에 그동안 확보한 자산을 활용해 현금을 고정적으로 받고 싶은 사람을 위한 상품이어서 장기간 자산을 불려 가야 하는 20∼40대에게는 메리트가 크지 않다.
원금 손실이나 상승 제한 위험 외에도 타겟(목표) 분배율이 미달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콜옵션 매도로 옵션프리미엄을 얻으려면 매수자가 높은 가격으로 사 줘야 한다. 하지만 시장 변동성이 현저히 낮아져 옵션프리미엄이 낮아질 경우 목표치만큼 분배율을 달성할 수 없게 된다. 또 분배금은 ETF 가격에 분배율을 곱한 것인데 ETF 가격이 떨어지면 분배율은 같더라도 분배금이 줄어들 수 있다. 본격적인 하락장이 오면 분배금 하락을 겪을 수 있다.
무엇보다 분배율만 보고 현혹되면 안 된다. 분배율은 목표치일 뿐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 ETF와 비슷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은 타겟 분배율을 7%로 잡고 있다. 코스피200의 연평균 상승률인 8%를 넘는 분배율은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분배율은 절반 미만이지만 그만큼 옵션 매도를 덜해도 되기 때문에 KODEX 커버드콜보다 지수 상승을 따라가기 쉽다. 두 커버드콜의 매매 수익율과 분배율을 합한 총수익율은 거의 비슷하다. 현 시점에선 매달 현금이 더 필요하면 KODEX를, 상승에 초점을 맞춰 원금을 더 키우고 싶으면 TIGER를 택하면 된다.
특정 기초자산의 하락 같은 문제가 생길 때를 대비해 기초자산이 다른 커버드콜에 분산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포트폴리오에서 커버드콜 비율을 정한 뒤 국내-국외 혹은 성장-배당 등 기초자산이 다른 2개 이상 커버드콜을 고르면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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