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전략에서도 대학 간판보다 취업 생각해야”[교육 인사이드]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18일 11시 45분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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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를 맞아 고등학교 3학년뿐 아니라 1, 2학년도 진로와 대학입시를 진중하게 고민하고 있다. 미래에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어떤 대학과 학과에 지원할지 알아야 대입 지원 전략을 세울 수 있고 고교학점제에서 선택 과목도 제대로 결정할 수 있다.

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
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
학생들을 상담하며 대입과 관련된 여러 책을 쓴 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사진)는 “요즘 단순히 대학 간판이 아니라 취업을 먼저 걱정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늘었다”고 말했다. 최 교사는 “고1 상담 때부터 ‘나중에 밥벌이 할 수 있을까요?’ 라고 묻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며 “상위권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난이 극심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대입이 ‘어느 대학 뱃지를 다느냐’의 싸움이었다면 지금은 ‘졸업장과 동시에 사원증을 거머쥘 수 있느냐’의 싸움으로 변했다”고도 했다. 최근 저서 ‘2026 일반대학 입학이 취업이다’를 출간한 최 교사에게 취업을 잘 하기 위해 대입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을 물었다.

ㅡ대입 때 성적뿐 아니라 취업 전망까지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인공지능(AI)이 일자리 지형 자체를 바꾸고 있는데 단순히 성적에만 맞춰 대학을 고르는 것은 안개 속에서 운전대를 잡는 것과 같다. 대학 4년 동안 배운 지식은 졸업할 때쯤이면 낡은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대학의 명성이라는 과거의 데이터가 아니라 ‘기업이 대학 교육 과정에 직접 개입하느냐’를 따져야 한다. 계약학과처럼 기업이 커리큘럼을 짜고 장학금을 주며 학생을 선점한다는 건 그 분야가 AI 시대에도 인간의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이라는 뜻이다. 취업이 확정되는 미래에 투자해야 한다.”

ㅡ2027학년도 대입에서 취업이 보장되는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는.

“반도체 분야의 경우 삼성전자는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카이스트 반도체시스템공학과 △포스텍 반도체공학과, SK하이닉스는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한양대 반도체공학과 등으로 다양하다.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학업 장려금을 지급하고 해외 연수 혜택까지 제공하기도 한다. 현대자동차 계약학과인 고려대 스마트모빌리티학부는 학·석사 통합과정으로 5년 만에 석사 학위와 취업을 동시에 딸 수 있다. 가천대 클라우드공학과(카카오), 숭실대 정보보호학과(LG유플러스), 연세대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LG디스플레이), 성균관대 배터리학과(삼성SDI) 등도 있다.”

ㅡ첨단 외에 국방·보안 분야도 계약학과가 있는데….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국방부), 아주대 국방디지털융합학과(공군), 세종대 항공시스템공학과(공군) 등은 졸업 후 장교로 임관돼 군 복무 자체가 경력 연장이 되는 특징이 있다.”

ㅡ계약학과에 진학했지만 진로가 맞지 않으면 어떡하나.

“수험생이 가장 주의 깊게 살펴야 할 대목이다. 계약학과는 정원 외 전형이 대부분이고 기업과 특수 계약으로 묶여 있어 원칙적으로 전과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나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등은 기업이나 기관으로부터 장학금을 받는다. 도중에 진로를 변경해 자퇴하거나 다른 학과로 옮기려면 그동안 받은 등록금 전액과 매달 지급된 학업 보조비를 모두 반납해야 한다. 또 기업 채용 절차(면접, 인적성 검사)에서 탈락하거나 본인이 입사를 거부할 때도 혜택이 회수된다. 따라서 지원 전에 해당 학과가 자신의 적성과 맞는지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ㅡ계약학과는 아니지만 특정 산업군에서 취업률이 높은 학과는.

“건국대 첨단바이오공학부는 바이오헬스 산업의 급성장에 맞춰 기업 맞춤형 교육을 진행한다. 중앙대 산업보안학과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기업의 필수적인 보안 전문가를 양성한다. 인하대 아태물류학부는 글로벌 물류 대기업과의 강력한 네트워크를 통해 높은 취업 성과를 내고 있다. 경희대 Hospitality경영학과는 호텔과 관광 분야 실무 교육과 글로벌 인턴십으로 업계 내 탄탄한 입지를 자랑한다.”

ㅡAI 시대에 유망할 것으로 보이는 학과는.

“AI와 인간의 공존을 다루는 학과가 뜰 것이다. 예를 들어 AI가 진단은 잘해도 환자 마음은 다독일 수 없기에 데이터 기반의 처치를 하는 간호학과, AI를 활용해 정밀 진단을 배우는 의생명공학과, 고령화 시대의 기술 복지를 다루는 사회복지학과의 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AI 범죄가 늘어날수록 사이버보안학과, 경찰행정학과 내 디지털 수사 트랙이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ㅡ인문계열 지망생에게 추천하는 취업이 잘 되는 학과는.

“기술적 이해도를 갖춘 인문 자본은 기업이 선호하는 인재다. 한국외대 LT학부는 언어와 정보기술(IT)을 결합해 글로벌 IT 기업의 로컬라이징이나 데이터 관리 직군에 유리하다.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는 금융권 취업 실적이 좋고, 합격자 전원에게 장학금을 준다. 또 재무분석사(CFA) 고시반 입반 우선권을 부여하는 등 한양대 내에서 다양한 혜택을 보장한다. 동국대 경찰행정학부는 공공 안전 분야 취업과 고시에서 독보적인 선후배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ㅡ취업을 위해 대학 내 제도를 어떻게 활용하면 되나.

“다전공 또는 융합전공 제도를 적극 활용하면 된다. 예를 들어 한양대는 다중전공을 통해 주전공과 상관없이 유망 분야 융합전공을 이수할 수 있다. 인문대생이 소프트웨어 융합 전공을 이수해 IT 기획자로 취업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성균관대 자기설계융합전공은 학생이 직접 커리큘럼을 구성해 전공을 만들 수 있다. 한국외대 이중전공 우선선발 제도는 특정 전략 학과 학생에게 다른 인기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우선권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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