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실종 여성 살해’ 전 남친, 시신유기 등 치밀한 은폐 정황

피해자 살해 후 자신의 차량에 옮긴 뒤 유기
피해자 차량, 한 달간 은닉…충주호에 유기
흉기 확보 아직…사이코패스 검사 진행 중
경찰 “검거까지 시일 소요에 아쉬움 있다”

ⓒ뉴시스

‘청주 50대 여성 실종사건’의 피의자가 살해부터 시신유기, 증거인멸까지 범행 전반에 치밀함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충북경찰청은 살인, 사체유기 혐의로 A(54)씨를 구속해 수사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0월14일 오후 진천군 문백면 소재 주차장 내 전 여자친구 B(52)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차량 안에서 그녀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직후 자신의 차량에 시신을 싣고, 이튿날 마대자루에 옮겨 담아 음성 소재 거래처 폐수처리조에 유기한 혐의도 있다.

A씨는 살해 당일 B씨의 주거지 앞으로 찾아가 B씨 차량 내에서 말다툼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이 결별 후에도 이성문제로 수차례 다퉜다는 주변인 진술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에 쓰인 흉기에 대한 사전 준비 여부나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전해지지 않았다.

A씨는 범행 직후 흉기를 버렸다고 진술했으나, 지역을 특정하지 못해 확보에는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B씨 차량은 10월16일부터 24일까지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소재 거래처에, 10월24일부터 지난달 24일까지 음성군 소재 거래처에 각각 은닉해 왔다.

지난달 24일에는 자신이 직접 제작한 차량 번호판을 바꿔 달고 충주호에 B씨 차량을 유기했다. 유기 후에는 사전 준비한 자전거를 타고 시내로 이동해 택시를 타고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달 26일 진천군 진천읍에서 폭행치사 혐의로 A씨를 긴급 체포했다.

같은 날 B씨의 혈흔이 묻은 SUV 차량이 충주호에서 인양됐다. 차량 내부에서는 다수의 혈흔이 발견됐다.

유기된 B씨의 시신에서는 흉기에 찔리거나 베인 상처가 다수 발견됐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구두 소견이 나왔다. 다만 시신 훼손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줄곧 혐의를 부인해 왔으나 국과수 감정 결과와 확보 증거 제시에 결국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10월16일부터 입건 전 조사에 착수, 피해자 가족과 지인 등에 대한 면담을 진행했다. 차량 동선, 휴대전화 위치 추적도 벌였으나 생활반응이 없자, 같은 달 30일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이때부터 경찰은 일평균 수사관 15명을 투입해 주변 인물들의 알리바이를 확인했으나 이렇다 할 정황을 포착하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에 대한 스토킹이나 폭력 피해 신고도 없던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지난달 21일 형사기동대가 전담수사를 맡았고, 닷새 만인 지난달 26일 A씨를 폭행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지난달 28일 A씨 자백에 따라 시신과 증거 등을 확보한 경찰은 구속영장 신청 단계에서 살인과 사체유기로 혐의를 변경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 개최 시점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는 진행 중이며 결과 확인에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수사를 마무리한 뒤 조만간 사건을 송치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관련 내용에 대해 확인해주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결과적으로 피의자 검거까지 시일이 소요된 점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청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