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방부가 최근 전기차 내부에 군 관계자들에게 민감한 대화를 금지하는 경고 스티커를 부착하도록 했다. 중국산 전기차를 통한 도청 등 보안 우려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영국군을 위한 국방 전문 매체인 포스뉴스(BFBS Forces News)에 따르면 국방부는 수백 대의 전기차를 임차해 사용하고 있는데 상당수는 중국 국영기업 상하이자동차(SAIC) 산하 브랜드인 MG 차량이다. 원래 영국 브랜드였으나 2005년 중국 기업에 매각됐다. 이들 차량은 군 장비와 병력을 기지 간 훈련에 이동시키는 데 활용되고 있다.
차량 대시보드에 붙은 스티커에는 “국방부 기기를 차량에 연결하지 말 것”과 “차량 내에서는 공식 등급 이상의 대화를 피할 것”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국방부는 이미 일부 중국 부품이 포함된 전기차를 민감한 정보가 있는 군 기지 인근에 주차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방부는 약 745대의 전기차와 1400대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 빠듯한 예산으로 구매하다 보니 저렴한 중국산 전기차가 선택됐다.
국방과학기술연구소(DSTL)는 지난 4월 전기차가 보안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퀴 달린 스마트폰’으로 불리는 전기차를 통한 도청이나 정보 유출 우려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스마트폰 같은 개인용 전자기기를 전기차와 연동하는 것도 대세다. 특히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전기차가 세계 시장을 장악하면서 각국의 보안 우려가 더욱 커졌다.
국방부 대변인은 스티커 부착에 대해 “시스템과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보안 지침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공식 기기를 차량에 연결하지 않고, 직원들이 적절한 등급의 대화만 하도록 하는 것이 지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변인은 “이는 전기차뿐 아니라 모든 국방부 민간 임차 차량에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