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1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CEO 서밋에서 특별세션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0.31 [경주=뉴시스]
엔비디아가 신형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 판매 호조를 발판 삼아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올렸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엔비디아의 실적에 미국 월가를 중심으로 제기되던 인공지능(AI) 거품론도 사그라들었다. AI 발(發)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19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올해 3분기(올 8~10월)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증가한 570억1000만 달러(약 83조7362억 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체 순이익도 319억1000만 달러(46조8790억 원)로 같은 기간 65%가량 늘었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 콜에서 “블랙웰 판매량은 차트에 표시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클라우드 GPU는 품절 상태”라며 “AI 거품론이 제기되지만 내가 보는 관점은 이와는 완전히 다르다. 우리는 AI의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고 했다.
엔비디아에서 AI 칩을 판매하는 데이터센터 사업부는 지난 8~10월 분기 매출액이 512억달러(75조2077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늘어났다.
엔비디아가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내면서 AI 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장기간 유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은 AI 완성 칩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내년 물량이 모두 완판됐다고 밝혔다. AI 데이터센터 확충에 막대한 D램이나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가 필요한 만큼, 이들 반도체에 대한 수요 역시 급증하면서 재고 물량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하반기 기준 글로벌 D램 공급사들의 평균 재고는 3.3주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메모리반도체 제조사가 보유하고 있는 D램을 3주 안에 모두 소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반도체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삼성전자 DDR5-5600 16GB 제품의 가격은 지난 19일 기준 20만4000원으로 2개월 전인 9월(약 6만9000원) 대비 3배가량 올랐다. 업계에서는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으로, 반도체 품귀 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실제 업계에서는 기업들이 재고가 없어 물건을 팔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확보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며 “반도체 가격은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라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