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광객, 日 관광 소비의 4분의 1
취소·중단 잇따르는 단체 여행
유학생 부문은 아직 영향 미미
AP뉴시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존립위기 사태’ 발언으로 촉발된 중일 갈등이 일본 관광·교육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큰손’ 중국발 소비에 경고등이 켜지는 가운데 이미 단체 여행과 항공권 취소가 잇따르면서 방일 수요와 유학생 수요에도 타격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19일 “중국 정부의 일본 여행·유학 자제 요청이 파장을 넓히고 있다”며 중국 일부 여행사가 일본행 패키지 상품의 신규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의 자제 권고가 나온 뒤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중국발 일본행 항공권 49만1000건이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전체 예약의 32%에 해당하는 규모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중국인 여행객 전문 일본 여행사 한 곳은 이달 하순부터 다음 달 초순까지 예정됐던 기업 단체 여행 약 30건이 모두 취소됐으며, 내년 1~2월 예정이었던 9개 팀의 방문도 중단됐다고 밝혔다.
중국인 관광객은 일본 관광 산업의 핵심 고객이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전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 방일 중국인은 71만5700명을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22.8% 증가했다.
국가·지역별로는 한국(86만7200명)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전체 방일 외국인은 389만6300명으로 10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1~9월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액은 약 1조6443억엔(약 15조5000억원)에 달했다. 전체 방일 관광객 소비액 6조9156억엔(약 65조1300억원)의 약 24%를 차지하는 규모다.
이를 연율로 환산하면 약 2조엔(약 18조8400억원)으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2019년(1조7704억엔)을 뛰어넘는다. 홍콩 관광객의 19월 소비액 4021억엔(약 4조8000억원)까지 포함하면 중화권의 경제적 영향력은 더욱 크다.
다만 최근에는 중국인 방일객의 상당수가 개별 여행객으로 단체 상품 중심의 타격이 일본 인바운드 전체로 그대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JNTO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가운데 단체여행 비율은 10% 안팎에 그쳤다.
유학생 부문에서는 아직까지 가시적인 변화는 크지 않은 모습이다.
일본학생지원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일본 내 중국인 유학생은 약 12만 명으로 전체 유학생의 37%를 차지한다. 문부과학성 관계자는 닛케이에 “현재로서는 큰 영향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사립대학은 중국인 유학생 약 50명에게 내년 봄 입학을 허가한 상태지만 아직까지 입학 포기 사례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학은 “대부분 유학생이 일본어학교에서 일본어를 배우며 유학을 준비해 온 만큼 입학을 앞두고 계획을 접는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본어학교 유학을 검토하던 젊은 층 가운데는 불안감을 느끼고 계획을 접는 사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며 “일본어학교 유학생이 줄면 장기적으로 일본 대학 진학자도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 니이야 요시타카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조치 기간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치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따라 영향의 크기가 달라질 것”이라며 “장기화해 방일 수요가 하방 압력을 받게 되면 경기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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