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트럭 전복 사고로 탈출한 실험용 원숭이를 한 여성이 총으로 사살했다. 사진은 미시시피주 하이델베르그의 잔디밭에 앉아있는 탈출한 원숭이. (출처=AP/뉴시스)
미국에서 “바이러스 위험이 있다”는 의혹을 샀던 트럭 탈출 원숭이를 한 여성이 총으로 사살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다섯 자녀의 어머니인 이 여성은 “아이들의 안전이 걱정돼 직접 나섰다”고 주장했으나, 대학 측은 “해당 원숭이는 바이러스 실험에 사용된 개체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3일(현지 시각) AP통신에 따르면, 4세부터 16세 자녀 다섯을 둔 미국인 여성 제시카 본드 퍼거슨(Jessica Bond Ferguson) 은 집 앞 마당에 나타난 붉은털원숭이 한 마리를 총으로 사살했다.
이 원숭이는 지난 29일 트럭 전복 사고로 탈출한 실험용 원숭이 21마리 중 한 마리로 파악됐다. ● “아이 위해서라면 누구나 그랬을 것”
실험용 원숭이를 운반하던 트럭이 전복돼있다. (출처=AP/뉴시스)트럭이 전복하고 3일이 지난 일요일 새벽, 16세 아들이 “마당에서 원숭이가 달리고 있는 걸 봤다”고 퍼거슨에게 말했다.
당시 퍼거슨은 “탈출한 원숭이들이 감염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경고를 들어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은 “일단은 감시만 하라”고 안내했다.
퍼거슨은 “그대로 두면 이웃집으로 도망가 아이들을 해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 순간 아이들을 지켜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곧바로 총기와 휴대폰을 챙겨 밖으로 나갔고, 집 앞 약 18m 거리에서 원숭이를 발견했다. 이후 두 차례 발포해 원숭이를 제압했다. 퍼거슨은 셰프로 일하며 평소 총기와는 관련 없는 직업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엄마라도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라며 “만약 원숭이가 누군가의 아이를 공격했는데 내가 막을 수 있었다면 평생 죄책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연구소 “해당 원숭이, 감염 병원체 없다”
보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하이델베르그 고속도로를 따라 원숭이를 수색하고 있다. (출처=AP/뉴시스)사건의 원숭이는 뉴올리언스 인근 튤레인대 국립생의학연구센터에서 관리 중이던 붉은털원숭이(Rhesus Monkey) 로 확인됐다.
붉은털원숭이는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연구용 실험동물 중 하나다. 당시 ‘LIVE ANIMALS(살아 있는 동물)’이라 적힌 나무 상자에 실려 운반 중이었다.
대학 측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화요일 59번 고속도로에서 발생했다. 트럭이 전복되며 원숭이 21마리가 탈출했고, 이 가운데 18마리는 포획됐지만 나머지 3마리는 행방이 확인되지 않았다.
대학 관계자는 “해당 원숭이는 대학 소유가 아니며, 대학이 직접 운반한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있다’는 소문에 대해 “최근 건강검진 결과 병원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바이러스 실험에 사용된 개체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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