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병 나이 낮아지는 유방암, 최고 권위자들이 떴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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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가 추천한 명의〈1〉 유방암
대학병원 교수 포함 50여명 설문
수술 분야선 한원식-이정언 교수
비수술은 임석아 교수 최다 추천



《동아일보가 창간 102주년을 맞아 온·오프라인 건강 콘텐츠를 대폭 강화했다. 건강 플랫폼 ‘헬스동아’가 동아닷컴(www.donga.com)에 문을 연 데 맞춰 ‘명의가 추천한 명의 여성 암’ 기획을 준비했다. 첫 번째는 유방암이다. 이후 자궁경부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갑상샘암 등의 순으로 해당 분야 명의를 소개한다.》
유방암, 자궁경부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갑상샘암 등 대표적인 여성 암은 최근 10년 동안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2019년 암 등록 통계분석을 보면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여성 암은 갑상샘암(3만676명)이다. 유방암은 2만4933명으로 5위다. 특히 과거 중장년층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던 유방암의 발병 나이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서구식 식습관과 늦어지는 결혼 연령, 저출산, 고령 출산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유방암 증가세를 고려해 본보 기자들이 대학병원 교수 또는 개원의로 진료 중인 유방암 명의 50여 명에게 직접 물었다. ‘본인 또는 가족이 유방암이 걸렸을 때 믿고 맡길 수 있는 의사’가 누구냐고. 5명 이상씩 추천을 받은 결과 총 118명의 명의를 추천받았다. 그중 수술과 비수술 분야에서 각각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상위 5위 명의를 소개한다.

○ 유방암 수술 명의들
수술 분야에선 총 65명이 추천을 받았다. 2000년대에 명의로 이름을 날렸던 교수들이 정년퇴임을 하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이 눈길을 끈다. 서울대병원 유방외과 한원식 교수(52)는 최다 추천(19명)을 받았다. 현재 대한암협회 회장인 노동영 교수의 직속 제자다. 한 교수는 유방외과 의사이자 종양학자로서 유방암 환자 치료와 연구에 전념해 왔다. 한국인의 유방암 특성을 반영한 검사법을 개발해 진단의 폭을 넓혔다는 평이다. 이정언 삼성서울병원 외과 교수(51)는 두 번째로 많은 추천(17명)을 받았다. 이 교수는 여성이 대부분인 유방암 환자의 마음까지 돌보며 치료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음으로 많은 추천을 받은 노우철 건국대병원 외과 교수(60)는 2009년부터 9년간 국내 34개 의료기관이 참여하는 대규모 다기관 임상연구를 주도했다. 특히 우리나라에 많은 폐경 전 유방암 환자의 호르몬 치료에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교수다.

공동 4위는 김석원 삼성서울병원 외과 교수(53·삼성서울병원 유방암센터장), 이은숙 국립암센터 외과 교수(60), 정승필 고려대 안암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45)다. 김 교수는 작아서 잘 만져지지 않는 유방암 종양을 찾아내는 데 용이한 수술법으로 조기 유방암 퇴치에 힘쓰고 있다.

이 교수는 국내 유방암 수술의 개념을 새롭게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에는 생존에 주안점을 둔 공격적인 수술이 주로 이뤄졌지만, 이 교수는 암 진행 정도에 따라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는 수술법을 국내에 안착시켰다. 유방 절제술과 동시에 재건술을 가장 많이 하는 의사이기도 하다. 정 교수는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자문위원으로 활약하며 유방암 환자들의 궁금증과 질문을 명쾌하게 해결해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다음 추천이 많았던 남석진 삼성서울병원 외과 교수(59)는 늘 새벽에 출근해 연구실로 향하는 교수다. 한국유방암학회 이사장인 정준 강남세브란스 유방외과 교수(56)는 유방암 치료의 거목이던 고(故) 이희대 교수와 함께 1998년 우리나라 최초로 ‘겨드랑이 감시 림프샘 절제술’을 도입했다.





○ 유방암 비수술 명의들
[여성암 명의]유방암 비수술 분야 최고
유방암 비수술 치료는 항암제, 방사선 등으로 이뤄진다. 초기 단계보다는 비교적 암이 많이 진행된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임석아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56)는 가장 많은 추천(25명)을 받았다. 임 교수는 유방암 국제 임상시험과 바이오마커 연구개발을 선도하고 국내 의학계의 국제적 위상 향상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번째로 많은 추천(18명)을 받은 박연희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53)는 국내외 학계가 주목한 연구를 많이 진행했다. 특히 서양인과 다른 한국인의 유방암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세 번째로 많은 추천을 받은 박경화 고려대 안암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50)는 유방암 항암제와 표적 치료제에 대한 내성 기전을 연구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찾아 환자에게 적용하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 네 번째로 추천이 많았던 임영혁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64)는 국내 임상 연구의 수준을 높인 주역 중 한 명이다. 환자 개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항암제를 찾아 치료하는 정밀 의료에 관심을 두고 연구한다.

공동 5위는 박인혜 고려대 구로병원 종양내과 교수(47), 손주혁 세브란스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54)다. 박 교수는 조기·전이성 유방암 분야의 떠오르는 항암치료 전문가다. 병원 내 유전체 클리닉과 유전체 기반 종양 다학제 클리닉 운영을 주도하고 있다. 손 교수는 유방암 치료법 개발을 위해 다국적 및 국내 제약사들과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말기 암 환자에게도 치료 선택권을 주는 기회가 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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