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극장…행사 연기…무관객 음악쇼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2월 3일 06시 57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확산하면서 방송연예계를 비롯한 문화예술계 전반에도 영향이 미치고 있다. 사진은 1월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방역요원들이 방역 작업을 벌이는 모습.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확산하면서 방송연예계를 비롯한 문화예술계 전반에도 영향이 미치고 있다. 사진은 1월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방역요원들이 방역 작업을 벌이는 모습.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 연예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쇼크

성신여대·부천 CGV 등 임시 휴업
펜타곤 쇼케이스 ‘V라이브’로 공개
뮤직뱅크 당분간 방청객 없이 제작


2일 현재 모두 15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우려에 연예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일부 확진자들이 다녀간 서울과 경기 지역 극장이 잇따라 임시휴업하고 개봉을 앞둔 영화는 연기나 관련 행사 취소를 검토 및 결행하고 있다. 가요계에서는 ‘2월 컴백 대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하루 몇 개팀이 컴백해 국내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활동을 펼칠 계획이었지만 상황을 고려해 모든 일정을 연기 혹은 취소했다.

● 극장 ‘임시휴업’…관객 주춤

멀티플렉스 극장체인 CJ CGV가 중국 국적인 12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경기도 부천역점에 대해 1일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앞서 1월31일에는 5번째 확진자가 영화를 본 서울 성신여대입구점이 휴업을 결정했다. 또 8일까지 상영 스케줄을 잡지 않고 있다. CGV 관계자는 2일 “부천 지역 모든 극장에 대한 방역을 마쳤다”며 “재개관 여부는 질병관리본부 지침에 따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주말 동안 관객이 극장 방문을 주저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특히 지난 설 연휴 동안 누적 322만 명(이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동원하며 개봉 2주째인 이번 주말에도 흥행 기대를 모았던 ‘남산의 부장들’의 경우 토요일인 1일 하루 21만4009만 명이 영화를 보는 데 그쳤다. 비록 연휴가 끝났다고 해도 개봉 첫 주말 하루 60∼70만 명씩을 모으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흥행작의 2주차 토요일 성적으로는 저조한 편이다. 또 다른 흥행작인 ‘히트맨’ 역시 하루 14만37명에 그쳤고, 어린이 관객 타깃인 ‘스파이 지니어스’도 2만2403명까지 추락했다.

물론 원인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탓으로만 돌릴 구체적인 근거는 없다. 하지만 SNS 등 온라인 게시판에는 바이러스 확산 우려 탓에 극장 방문이 고민된다는 의견이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비교적 일정 조율이 쉬운 일회성 행사도 속속 취소되고 있다. 영화 ‘사냥의 시간’은 주연 이제훈과 안재홍 등이 참여해 5일 열려던 쇼케이스를 취소했다. 7일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와 관련한 권상우의 관객과 대화도 잠정 연기됐다.

● 연기, 취소, 무(無)관객…

가요계는 감염 확산 우려에 컴백 쇼케이스와 팬미팅 등 행사를 연기 또는 취소하고 있다. 상황이 여의치 않은 무대는 관객 없이 진행하는 등 사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아이돌 그룹 펜타곤은 12일 정규 1집 ‘유니버스:더 블랙홀’을 발표하며 팬 쇼케이스를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감염 확산을 우려해 취소했고, 관객 없이 이날 오후 인터넷 실시간 V라이브를 통해 생중계하기로 했다. 걸그룹 이달의소녀도 5일 새 앨범 ‘해시태그’(#)를 선보이며 팬 쇼케이스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2일 오후 확산 우려에 관객 입장을 최종 취소했다. 당일 V라이브 생중계는 예정대로 공개한다. 가수 정태춘·박은옥 부부도 올해 데뷔 40주년을 맞아 5일 기자간담회를 시작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전면 연기했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4일 진행할 사업설명회를 취소하는 대신 유튜브를 통해 관련 설명회를 진행키로 했다.

해외 일정도 줄줄이 연기했다. 걸그룹 모모랜드는 3월 일본에서 열 예정이던 팬미팅을, 젝스키스는 이달 중순 중국 팬 사인회를 미뤘다. 뉴이스트 렌도 23일 마카오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이었지만, 상황이 안정화될 때까지 잠정 연기했다.

재난방송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 3사는 공개프로그램을 당분간 방청객 없이 제작하는 등 대처에 나섰다. 1월30일 방청객 없이 생방송한 KBS 2TV ‘뮤직뱅크’를 비롯해 ‘불후의 명곡’ ‘개그콘서트’ 등과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등 제작진 역시 같은 조치를 취했다. 각 프로그램 측은 9일까지 상황을 지켜본 뒤 대처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