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옛날 사람②] 1020에겐 신선함을, 3040에겐 추억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5월 10일 06시 57분


유튜브 옛날 프로 다시보기 열풍
호흡 빠른 시트콤들 역주행 질주


‘옛날 콘텐츠’가 다시 뜨고 있다.

과거 인기를 끌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들이 시간이 흘러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을 넘어 ‘옛날 프로 다시보기’ 열풍을 이끌 정도로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동시대를 살았던 30∼40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데 그치지 않고 ‘추억의 명작’을 찾아내 함께 공유하며 즐기는 분위기다. 10∼20대에게는 마치 ‘유물’과도 같은 옛날 이야기이지만 ‘과자를 먹듯’ 짧은 시간에 콘텐츠를 소비하는 소비패턴과 맞물리면서 세대를 뛰어넘는 ‘킬러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각 방송사도 추억의 프로그램에 새롭게 자막을 입히는 등 속도감 있는 재편집으로 대중을 끌어당기고 있다.

최근 SBS는 공식 유튜브 채널인 SBS NOW를 통해 1998년 시트콤 ‘순풍산부인과’ 미달이 역의 김성은과 함께 라이브를 진행했다. 지난해 5월부터 유튜브에 ‘순풍산부인과’ 영상을 나눠 공개해 최근 조회수 5000만 뷰를 기록한 것을 기념했다. 해당 계정을 관리하는 이슬기 씨는 “SBS를 대표하는 과거 작품을 소개하려는 목적이다”면서 “모바일 플랫폼이 익숙한 10∼20대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눈길을 모으는 것은 ‘순풍산부인과’와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등 시트콤 조회수가 특히 높다는 점. 안방극장에서 시트콤이 사라지면서 독보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씨는 “시트콤은 회당 2편씩 방송됐다. 콘텐츠가 짧아 8∼9분 내외로 요약하기 쉬 접근성이 더욱 높다”고 말했다.

1990년대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KBS 2TV ‘가요톱10’를 포함해 ‘토요대행진’ ‘유머일번지’도 ‘유물 콘텐츠’의 하나다. KBS는 지난해 10월부터 유튜브 공식채널을 통해 이를 보이고 있다. KBS 디지털미디어국 콘텐츠아카이브부 김성아 팀장은 “30∼40대들에게 풋풋한 시절의 추억을 되새겨줌과 동시에 디지털콘텐츠에 익숙한 젊은 층에게도 당시 문화를 공유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이순재, 김영철 등도 ‘재발굴된 유물 스타’들이다. 각종 시트콤에 출연했던 이순재는 ‘꼬장꼬장’하면서도 허점이 많은 캐릭터로 누구에게나 친근해졌다. 김영철도 2000년 ‘태조 왕건’ 속 궁예의 대사였던 “누구인가. 누가 지금 기침 소리를 내었어”를 패러디한 영상 덕분에 화장품 광고모델로까지 나섰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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