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염정아(47)와 오나라(45)가 꽃처럼 활짝 피었다. 두 사람은 겨울 안방극장을 가장 뜨겁게 달군 주인공이다. 이슈를 몰고 다니는 톱스타가 아니어도, 세상 요란할 만큼 ‘팬덤’이 없더라도, 연기력만으로 대중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 1일 종영한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여운이 채 가시기 전인 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과 서초구 양재동에서 두 사람을 각각 만났다.
오나라는 유행어가 된 “어마마”를 외치고는 “살다 보니 이런 날이 온다”며 웃었다. 그는 2010년 활동무대를 연극에서 안방극장으로 옮긴 뒤 10여년 만에 최고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와 관심이 “하늘에서 준, 꿈만 같은 행운”이라고 했다.
“길에서 팬사인회를 해도 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워 놀랐다. 다행히 겸손할 줄 아는, 철이 든 나이에 이런 날을 맞았다. 20대였다면 거만해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부담 없이 즐기면서 했지만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걱정도 커졌다.”
극중 오나라는 얄미운 행동을 일삼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남편 역 조재윤과는 알콩달콩 부부의 모습으로 ‘찐찐이’라는 애칭도 얻으며 여배우의 위상을 한자리 차지했다.
“20년 넘게 교제 중인 남자친구(뮤지컬배우 김도훈)도 축하해 줬다. 데뷔 초 여배우의 느낌이 나지 않는다고 개명을 권유받았는데 바꾸지 않아 다행이다. 여배우로 불러주는 건 좋은 향기가 풍기는 배우라는 의미인 것 같아 더 기분 좋다.”
하지만 오나라는 갑작스런 변화에 휘둘리지 않고 이전처럼 똑같은 하루를 보내며 평정심을 유지하려 노력 중이다. 인기라는 것이 “언젠가 꺼질 거품”임을 알기에 다시 10년을 내다보며 “작은 부속품의 역할이라도 마다지 않고 연기하겠다”고 마음먹었다.
늘 그래왔듯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체중계에 오르며 일과를 시작하는 그는 때론 “커피 한 잔에 발라드를 들으며 고독”을 즐기기도 한다. 매일 잠들기 전 하루를 반성한다는 그는 15년 지기 팬들과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안부를 묻고 팬미팅 계획도 세웠다.
“집에 있을 때는 씻지 않는다. 운동도 좋아하지 않고 피부과 다닌 지도 얼마 안 됐다. 2015년 드라마 ‘용팔이’ 출연 때 ‘예쁘다’는 얘기 듣고 욕심이 생겨 관리하기 시작했다. 하하! 몸무게가 전날보다 1.5kg 늘면 그날은 최소한의 칼로리를 섭취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는 오랜 남자친구와 “싸울 때는 격렬하지만 언제 그랬냐는듯 화해”하며 더 사랑하고 싶다. 오나라는 “남자친구는 저의 숨소리만 듣고도 모든 걸 다 아는 ‘베프’(베스트 프렌드)”라며 “함께 모든 풍파를 이겨내는 든든한 존재이다”고 소개했다. 그리고는 “바빠서 시기를 놓쳤을 뿐, 난 비혼주의자가 아니다”면서 “예쁠 때 웨딩드레스를 입고 싶다”며 수줍게 웃었다.
● 오나라
▲ 1974년 10월26일생 ▲ 1997년 경희대 무용과 졸업 ▲ 1997년 뮤지컬 ‘심청’으로 데뷔 ▲ 1996∼1999년 서울예술단 단원 ▲ 2001∼2004년 일본극단 시키 단원 ▲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페임’ ‘명성황후’ 등 ▲ 2006년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2007년 더 뮤지컬 어워즈 여자인기상(‘김종욱 찾기’)
▲ 2010년∼ 드라마로 활동 영역 확장. ‘역전의 여왕’ ‘하이드 지킬, 나’ ‘용팔이’ ‘나의 아저씨’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