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알 낳는 ‘수상한 그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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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나 공감할 만한 소재, 세계 각국 버전으로 리메이크
한류 콘텐츠 수익모델 자리잡아

영화 ‘수상한 그녀’의 리메이크판 포스터. 베트남 ‘내가 니 할매다’와 중국 ‘20세여 다시 한번’, 일본 ‘수상한 그녀’(왼쪽부터). CJ E&M 제공
영화 ‘수상한 그녀’의 리메이크판 포스터. 베트남 ‘내가 니 할매다’와 중국 ‘20세여 다시 한번’, 일본 ‘수상한 그녀’(왼쪽부터). CJ E&M 제공
영화 ‘수상한 그녀’는 한국 영화 사상 최고의 ‘황금 알’을 낳는 거위?

2014년 국내 개봉했던 영화 ‘수상한 그녀’가 세계 곳곳에서 리메이크되며 한류 콘텐츠 수익모델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앞서 중국과 베트남, 일본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고, 곧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도 ‘현지 버전’을 만날 수 있다. 현재 추진 중인 프로젝트만 성사돼도 ‘수상한 그녀’는 한국판 포함 10가지 버전을 세상에 선보이게 된다.

투자배급사 CJ E&M에 따르면 태국판 ‘수상한 그녀’는 이미 지난달 촬영에 들어간 상태로 올 하반기 개봉 예정이다. ‘태국의 국민여신’이라 불리는 여배우 다비까 후네가 주연을 맡아 관심이 뜨겁다. 후네는 2013년 태국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돌파했던 ‘피막’의 여주인공이기도 하다. 얼마 전 시나리오 작업을 마친 인도네시아판도 내년 초 상영 목표로 가을쯤 촬영에 들어간다. 현지에서 유명한 오디 하라합 감독이 연출을 맡기로 확정했고, 배우 캐스팅을 진행하고 있다.

‘수상한 그녀’의 해외 진출은 아시아권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현재 미국판 리메이크를 현지 유명 제작사와 협의하고 있다. 최종 조율 단계여서 곧 계약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과 인도에는 리메이크 판권이 팔린 상태. 관계자는 “예상보다 상당히 좋은 조건”이라고 귀띔했다.

‘수상한 그녀’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는 좋은 콘텐츠가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사실 이 작품은 국내에서도 제작비 35억 원을 들여 관객을 약 866만 명이나 모았던 ‘효자 상품’이다. 이후 중국에서 지난해 1월 ‘20세여 다시 한번’으로 개봉해 1162만 명이 관람하며 3억6500만 위안(약 640억 원)을 벌어들였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한중 합작영화 가운데 최고 성적이다. 같은 해 12월 베트남 버전 ‘내가 니 할매다’ 역시 485만 달러(약 55억 원)를 거둬들이며 역대 베트남 영화 흥행 1위에 올랐다. 올해 4월 개봉한 일본판은 3억800만 엔(약 34억 원)을 벌었다. CJ 관계자는 “세계 어디서나 공감할 소재를 갖고 각 나라 특성에 맞게 현지화한 게 성공의 열쇠”라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수상한 그녀#리메이크#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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