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드] 스타들의 밥차·커피차…더 이상 미덕이 아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4월 19일 06시 57분


장근석 밥차-정지훈 밥차(아래). 사진제공|호인엔터테인먼트·트리제이컴퍼니
장근석 밥차-정지훈 밥차(아래). 사진제공|호인엔터테인먼트·트리제이컴퍼니
다음엔 내 차례? 주인공들 부담감
과도한 팬덤 경쟁…위화감 조성도

밥차, 커피차, 간식차, 야식차…. 먹거리와 차(車)의 합성어로, 드라마나 영화의 촬영현장에 깜짝 나타나 연기자와 스태프들에게 식음료를 제공한다. 이 같은 음식차는 해당 작품의 주연급 연기자나 그의 팬들이 현장에서 고생하는 연기자·스태프를 격려하는 ‘선물’이다. 밤샘촬영이 많다보니 식사 때를 놓치거나, 강행군 속에 체력저하를 느끼는 상황에선 반가운 선물이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반드시 ‘한턱의 미덕’이라고만 할 수 없다. 스타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은근한 자존심 싸움과 기획사의 경쟁력, 그리고 팬들끼리의 신경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한 드라마 촬영현장에 팬덤이 두터운 한 출연자의 이름으로 야식차가 들어온다. 마침 배가 고팠던 스태프들은 기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해당 출연자에게 감사를 표한다. 누군가는 뿌듯함을 느끼는 사이 또 다른 주연급 연기자는 ‘다음엔 내 차례’라는 생각에 표정이 어두워진다. 팬덤이 크지 않고, 소속사의 재정도 넉넉지 않아 밥차 선물이 올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굳이 자비를 들여 간식차를 주문하는 것도 썩 내키지 않는다.

현장에서 이런 마음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음식차 이벤트가 처음 시작될 무렵에는, 밤낮으로 고생하는 스태프들의 사기를 북돋아주고 모두 의기투합하는 계기가 됐지만, 관례화되면서 일부 주인공은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고, 위화감도 생기고 있다”고 했다.

출연자의 팬클럽이 음식차를 현장에 보내는 일이 늘어나면서 출연자들의 팬덤간 경쟁이 빚어지기도 한다. 팬들은 자신들이 응원하는 스타의 기를 살려주고 싶어 ‘이왕 할 거 제대로 해보자’며 모금을 시작한다. 일정금액이 모이면 현장으로 음식차를 보낸다.

그러나 이벤트가 과하면 공공의 적이 되기 마련이다. 실제로 한 영화 촬영현장에는 한 아이돌 그룹 멤버의 팬들이 준비한 호텔급 뷔페차가 도착해 관계자들은 씁쓸해하기도 했다. 해당 영화에는 아이돌 스타 못지않은 대중적 인기를 누리는 스타급 연기자가 출연한다. 이 연기자의 팬덤보다 더 나은 음식차를 보내야 한다는 경쟁심리가 엿보였기 때문이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18일 “팬들이 스타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감사하고 충분히 이해하지만, 다른 팬들과의 경쟁심리에 따른 것이라면 스타들도 부담스러워한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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