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출생비밀·복수…막장 드라마, 안방 점령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2월 4일 08시 00분


SBS 드라마 ‘내 사위의 여자’. 사진제공|SBS
SBS 드라마 ‘내 사위의 여자’. 사진제공|SBS
‘내딸 금사월’ ‘내 사위의 여자’ 등 우려 수준

안방극장에서 시트콤이 사라진 지 오래됐다. 코미디프로그램에 웃는 시청자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대신 비현실적인 상황과 억지 설정, 과장된 스토리를 펼쳐내는 ‘막장’ 드라마가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불륜과 출생의 비밀 등 ‘막장’의 설정은 그야말로 ‘범람’의 수준에 다다랐다.

현재 방송 중인 대표적인 ‘막장’ 드라마로는 MBC 주말드라마 ‘내딸 금사월’과 SBS 아침드라마 ‘내 사위의 여자’가 꼽힌다. 서로 더 자극적인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 경쟁하는 듯하다. ‘내딸 금사월’에는 선한 인물과 악인의 극명한 대립구조 속에서 자신의 행복을 위해 다른 사람을 짓밟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착한 캐릭터는 끝내 복수의 칼날을 벼리지만 시청자는 긴장감보다 실소 속에 스토리를 바라본다. 35%에 가까운 시청률이 의아할 정도다. ‘내 사위의 여자’는 아내를 잃은 사위가 새롭게 사랑에 빠진 상대가 장모의 친딸이라는 설정을 큰 그림으로 내세운다.

최근 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을 향한 반응은 초반 정진영의 묵직함과 최강희의 연기변신으로 ‘명품’이라는 평가를 받은 상황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인물들은 서로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고, 주인공이 혼외 딸의 친구와 결혼하며 납치 감금의 상황까지 이어진다. 1일 첫 방송한 KBS 2TV 일일드라마 ‘천상의 약속’ 역시 초반부터 쌍둥이 여주인공과 엮인 교통사고, 친자 유전자검사, 입양 문제 등이 등장하며 ‘막장’의 우려를 낳고 있다. ‘막장’ 드라마의 흥행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3일 “시청자의 이목을 끌기 위해 막장의 강도가 더 강해지고 시청자는 둔감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막장의 수위가 더 걷잡을 수 없어지면 시청자가 스스로 깨닫고 떠날 것이다. 진정한 사랑을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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