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의 펭귄 “극지출신에게 사막 촬영이라니, 더 힘든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7일 14시 29분


코멘트

‘마다가스카의 펭귄’ ‘패딩턴’ 주인공과 가상인터뷰

최근 개봉한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의 펭귄’과 영화 ‘패딩턴’은 각각 펭귄과 곰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겨울방학용 작품이다. 오랫동안 가족 영화에서 사랑받은 이들 동물의 매력은 뭘까. 영화 속 캐릭터와 가상 인터뷰를 통해 영화 촬영 뒷얘기를 들었다.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의 펭귄’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의 펭귄’

(마다가스카의 펭귄)
-‘마다가스카’ 시리즈 전편에선 조연이었는데 이번에 업그레이드됐다.
“훗, 그러게 이놈의 인기란. 영화 1편이 2005년 나온 후 반응이 좋아서 우리 사총사(스키퍼, 코왈스키, 리코, 프라이빗)가 2008년부터 TV 애니메이션에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그리고 이번엔 영화 타이틀 롤까지 맡았지.”

-한국에도 뽀로로라는 펭귄이 있다. 당신들의 경쟁력은 뭔가.
“아, 그 어린 친구? 동향(남극)이라는데 무슨 종인지 모르겠다. 귀여움으로 승부하는 건 비슷하지만 우리 유머가 더 성숙하달까. 패러디나 말장난에 능하지.”

-그런데 당신들은 펭귄 중 어떤 종인가.
“음, 우리 근본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전작에서 거주지가 뉴욕 센트럴파크 동물원이었다. 이 동물원에는 황제, 젠투, 턱끈 펭귄이 있는데 호기심 많고 공격적인 우리 성격을 보면 턱끈 펭귄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물론 안 닮았다는 사람도 많다. 참고로 한국에서 턱끈 펭귄을 볼 수 있는 곳은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이다.”

-해외로케 촬영이 많았다지?
“정말 힘들었다. 남극부터 베니스와 상하이, 뉴욕까지 전 세계를 돌았다. 게다가 극지 출신에게 사막 촬영이라니…. 진짜 힘들었던 건 먹을거리다. 특히 리코는 치즈 스낵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수십 봉지를 먹어야 했다. 이거 동물 학대 아닌가!”

-참,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목소리로 참여했던데?
“다들 컴버배치 얘기만 하는군. 비밀요원 늑대 역으로 나온다. 어디까지나 조연이지. 존 말코비치도 문어 악당 역으로 참여했는데 역시 조연이다. 주연은, 우리라고!”

영화 ‘패딩턴’
영화 ‘패딩턴’

(패딩턴)
-한국 방문을 환영한다. 영국에선 유명인사라던데….
“낯간지럽지만 모르는 사람이 없을 걸? 인형 가게에서 빨간 모자에 떡볶이 단추 코트(더플코트) 입은 곰 인형 본 적 없나? 다 날 모델로 한거다. 원작소설이 1958년 처음 출간됐는데 지금도 새 시리즈가 나온다. TV 드라마는 출연했는데 영화는 처음이다.”

-패딩턴은 런던에 있는 역 이름이라지? 그런데 고향은 페루라면서?
“원작자 마이클 본드가 아내에게 곰 인형을 선물하면서 이름을 패딩턴으로 지었다. 그 가족이 런던 패딩턴 역 주변에 살았거든. 이름이 좀 성의 없긴 하다. 암튼 고향은 ‘머나먼 페루’가 맞다. 폭풍우 때문에 가족을 잃고 밀항해서 런던에 왔지. 원작자는 내 고향을 ‘머나먼 아프리카’라고 하려다 아프리카엔 곰이 없어서 페루로 바꿨다고 하더라. 페루는 안경곰이 유명한데 사실 내 외모는 불곰, 더 정확히는 테디베어에 가깝다.”

-실제 성격은 어떤가. 영화에선 상당히 예의 바르던데….
“온순한 척 하는 게 쉽진 않았다. 뉴스서 봤겠지만 곰은 맘만 먹으면 사자도 이기는데 말이지…. 물론 똑똑하고 호기심 많은 건 원래 그대로다. 영화에선 마멀레이드 잼을 좋아하는 걸로 나오는데, 단 건 다 좋아한다.”

-니콜 키드먼이 악당 박제사로 나온다지? 연기호흡은 어땠나.
“브라운 가족과의 일화가 많다보니 누님과 함께 촬영한 건 3~4차례 정도다. 많이 귀여워해주셨지.”

-촬영 내내 두 다리로 걸으려면 힘들었겠다.
“쉽진 않았다. 내가 골반과 허벅지 근육이 발달했으니 그만큼 한거다. 기립보다 고민한 건 내면 연기였다. 눈동자나 콧잔등의 움직임, 털 한 올만으로 감정을 전하길 바랐다. 제작진이 많이 고생했지. 애니메이션 특수효과 팀부터 화가까지 500명의 스태프가 나에게 달라붙었다.”
(도움말: 박설희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 극지관 담당자, 추원정 서울대공원 동물원 사육사)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