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희 “지칠 땐 산으로…긍정 호르몬 생겨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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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6일 07시 00분


KBS 2TV 일일드라마 ‘당신뿐이야’에서 일과 가정에 모두 충실한 워킹맘 차도영 역을 연기하는 문정희.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KBS 2TV 일일드라마 ‘당신뿐이야’에서 일과 가정에 모두 충실한 워킹맘 차도영 역을 연기하는 문정희.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 드라마 영화서 종횡무진 활약 문정희가 사는 법

걸으며 연기 돌이켜보는 등 성찰…나만의 힐링법
후배들에게 자주 하는 말? “배우도 아파봐야 성장”


최근 몸이나 마음을 치유한다는 뜻의 ‘힐링’이 유행이다. TV 예능 프로그램에 스타들이 출연해 힘들었던 시절을 고백하며 마음을 치유받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고, 힐링 카페나 힐링 센터를 찾는 사람들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연기자 문정희(36)는 자신은 물론 주변을 힐링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배우를 넘어 인간 문정희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자아성찰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쉽게 풀어놓은 심리학 혹은 철학책 한 권을 읽는 기분이 든다. 그렇다고 그가 무겁거나 심오한 사람이라는 뜻은 아니다. 단순히 여배우, 연기, 작품이라는 단어로만 그를 평가하기엔 문정희에 대한 정의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문정희는 지난해 KBS 2TV 주말드라마 ‘사랑을 믿어요’에서는 뽀글 파마머리에 철부지지만 작가라는 꿈을 안고 살아가는 주부 김영희, SBS 드라마 ‘천일의 약속’에서는 여주인공 수애에게 자격지심 투성인 사촌언니 장명희 역으로 상반되면서도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다.

현재 방송 중인 KBS 2TV 일일드라마 ‘당신뿐이야’에서는 일과 가정에 충실한 워킹맘 차도영 역을 연기 중이다. 지난해 말 ‘당신뿐이야’와 동시에 영화 ‘연가시’ 촬영을 병행한 문정희는 겨울 내내 김명민과 함께 추위, 그리고 영화의 주된 소재인 변종 기생충 연가시와도 싸웠다. 그는 김명민과의 작업에 대해 “(김)명민 오빠를 완벽만 추구하는 배우로 생각하는데 내가 만난 그는 연기에 대한 순수함을 지닌 사람이다. 명민 오빠처럼 상대 배우에게 좋은 에너지를 전하며 상생하는 배우는 많지 않다”고 극찬했다.

쉴 틈 없는 작품 활동으로 지친 문정희의 심신을 달래주는 힐링 요법은 바로 등산이다. 그는 최근 시간이 생길 때마다 산을 오른다. 문정희는 “산이 주는 특유의 긍정 호르몬이 있다”고 말했다. “등산은 나 스스로를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인 것 같아요. 바쁘게 살고 있지만 정작 나를 돌아보는 시간은 많지 않잖아요. 걸으면서 내가 했던 연기를 돌이켜보기도 하고, 새로운 작업에 대한 자극을 얻기도 해요. 결국은 내 안에 나를 만나고 싸우는 성찰의 과정인 거죠.”

문정희는 최근 한가인, 황우슬혜 등이 소속돼 있는 제이원플러스 엔터테인먼트로 둥지를 옮기면서 한솥밥을 먹는 후배 연기자들의 연기 멘토를 자청하고 나섰다. 그가 등산으로 스스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법을 깨달았다면 후배들에게는 경험과 고통을 통한 힐링법을 전수하고 있는 셈이다. “저도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하고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 처절했거든요. 요즘은 ‘멘탈 붕괴’라고들 하더라고요. 어린 친구들에게 격려가 될 수 있다면 내 경험을 전해주고 싶어요. 지금 당장 대본을 잘 외우고, 대사를 멋들어지게 읽는 건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거든요.”

문정희가 후배들에게 가장 자주 하는 말은 바로 “아플 만큼 아파라”다. “알을 깨지 않으면 알 밖으로 나올 수 없듯이, 배우도 아파봐야 해요. 외롭기도, 져보기도, 망쳐보기도 해야죠. 아프지만 나를 크게 만드는 성장통처럼요.”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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