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룡 “10㎏짜리 갑옷 입고 한 장면 찍다 6㎏ 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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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8일 07시 00분


‘그의 변신은 무죄.’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색깔의 연기로 사랑받고 있는 배우 류승룡. 새 영화 ‘최종병기 활’에서는 청나라 무장 쥬신타 역으로 끝없는 변신을 예고했다. 국경원 기자 (트위터 @k1isonecut) onecut@donga.com
‘그의 변신은 무죄.’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색깔의 연기로 사랑받고 있는 배우 류승룡. 새 영화 ‘최종병기 활’에서는 청나라 무장 쥬신타 역으로 끝없는 변신을 예고했다. 국경원 기자 (트위터 @k1isonecut) onecut@donga.com
■ ‘최종병기 활’ 류승룡, 그의 끝없는 변신

변발? 고증 위해선 1초도 고민 안 했죠
생소한 만주어? 엑기스만 뽑아 열공
냉철한 대륙의 남자! 아, 멋있잖아요…하하

익숙했던 스크린 속 배우가 굉장히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분명 같은 사람인데 마치 전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강렬한 에너지를 발휘하는 배우의 등장은 언제나 관객에게 짜릿한 흥분을 안긴다.

류승룡(41)이 그렇다. 10일 개봉하는 액션사극 ‘최종병기 활’(감독 김한민·이하 활) 속에서 류승룡은 지금까지 알고 있던 모습과는 다른, 폭발 직전의 강력한 힘을 뿜어낸다. 영화는 조선시대 병자호란이 배경. 류승룡은 청나라 무장 쥬신타 역을 맡았다.

“냉철한 대륙의 남자”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 멋있잖아요?”라고 장난스레 되묻던 류승룡은 “자존심에 목숨을 건 남자 대 남자의 대결, 그 싸움에 매료돼 버렸다”고 했다.

‘활’은 여동생을 빼앗긴 남자(박해일)와 조카를 잃은 남자(류승룡)가 서로를 쫓으며 벌이는 짜릿한 추격전이다. 그들이 손에 쥔 건 활이다. 류승룡은 10kg에 달하는 갑옷을 입고 말을 타고 달렸다.

대나무 숲을 헤치는 장면에서는 오른쪽 눈 주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단 한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전국의 서너 지역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그사이 몸무게 6kg이 줄었다. 청나라 장수 역을 위해 변발을 했고 모든 대사는 지금은 쓰지 않는 만주어로 소화했다.

“변발은 고민 대상도 아니었어요. 고증된 건데 영화를 찍기 위한 아주 기본적인 선택이었어요. 만주어도 그 분야 박사님에게 훈련 받아 엑기스만 뽑아서 반복해 연습했어요. 어렵지 않아요.”

정작 류승룡의 고민은 따로 있었다. “지난해 가을 ‘평양성’을 찍을 때 ‘활’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또 사극이고, ‘고지전’의 북한 장교에 이어 또 북쪽의 남자를 연기하는 게 걸렸다”고 했다.

하지만 “역사가 짧은 현대극의 소재는 무궁무진한데 반만년 역사를 담은 사극의 소재는 더 방대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고 “현대극과 사극을 구분 짓는 게 어리석은 일 아닐까”란 결론으로 ‘활’에 합류했다.

시사회를 열기 전 류승룡은 스태프들과 함께 완성된 영화를 먼저 봤다. 영화가 끝난 뒤 그는 옆에 있던 김한민 감독을 아무 말 없이 진하게 껴안았다고 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연기를 시작한 후로 한 번도 연기에 목표는 두지 않았어요. 연기가 좋았고 배우가 됐어요. ‘활’도 그래요. 열심히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출연하게 된 영화예요. 이 작품이 제게 기회가 될 수도 있고 그냥 조용하게 넘어갈 수도 있지 않겠어요.”

지난해 ‘아이들’을 시작으로 ‘평양성’과 200만 관객을 넘은 ‘고지전’에 이어 ‘활’까지 류승룡은 쉼 없이 네 편의 영화를 소화했다.

“현학적이지 않고 누군가를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 이야기에 호기심이 발동한다”는 그는 “악역이 더 매력적이지만 캐릭터나 장르에 편식하고 싶지 않다”고도 했다. 다음 출연 영화는 결정하지 않은 상태. 류승룡은 “당분간 두 아들에게 충실한 아빠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해리 기자 (트위터 @madeinharry)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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