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Q|류시원이 사는 법] 아스팔트 사나이 류시원이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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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6일 07시 00분


고급스런 취미를 가졌다고요? 취미가 아닙니다. 레이싱은 나의 인생입니다! 한류스타 류시원, 모터스포츠에 대한 그의 열정은 카메라 앞이나 무대 위에 못지않았다. 류시원은 프로레이 싱팀 운영 등 사업을 하면서 남자의 ‘진짜 인생’을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제공=EXR 팀106]
고급스런 취미를 가졌다고요? 취미가 아닙니다. 레이싱은 나의 인생입니다!
한류스타 류시원, 모터스포츠에 대한 그의 열정은 카메라 앞이나 무대 위에 못지않았다. 류시원은 프로레이 싱팀 운영 등 사업을 하면서 남자의 ‘진짜 인생’을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제공=EXR 팀106]
□ 서른 여덟 CEO, 그가 쓰는 ‘인생 2막’

“고급스런 취미를 가졌다고 하는 분도 있지만, 결코 취미가 아닙니다. 레이싱은 나의 또 다른 인생입니다.”

류시원은 ‘연예인 레이서’에 대한 일부의 편견을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에도 불구하고 한국 모터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열정을 바치겠다고 했다.

류시원은 지난 해 5월 ‘EXR 팀106’이란 프로레이싱팀을 결성하고 감독 겸 드라이버로 활약하고 있다. 프로 스포츠팀의 소유주이자 선수이다. ‘106’이란 숫자는 류시원의 생일인 10월6일에서 따왔다.

그는 가장 먼저 “나는 연예인이지만, 우리 팀은 연예인 레이싱팀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류시원은 “일류 레이서를 영입해 프로팀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을 취미로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국내 모터스포츠가 비인기종목에서 벗어나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다”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최근 ‘2010 F1 코리아 그랑프리’ 홍보대사를 흔쾌히 맡은 것도 이런 사명감 때문이다.
작년 프로 레이싱팀 ‘EXR 팀 106’ 결성. 사장이자 선수가 됐죠.

취미삼아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수익모델? 직접 디자인한 패션상품 런칭. 작년 40억,올핸 100억 매출 목표.

푸마-페라리가 하는걸 제가 해냈어요. 사업을 하고보니 남자의 진짜 인생을 알것 같아요.


○ “얼굴사장이란 말, 너무 싫어 직접 다 챙기죠”


류시원은 1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자신의 레이싱팀 ‘EXR 팀106’ 출정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올해는 반드시 3위권에 들어 시상대에 오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출정식 이틀 후 류시원을 서울 삼성동 EXR 팀106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자신이 디자인에 참여한 레이싱복을 입고 있었다.

- 650만 관중을 바라보는 프로야구단도 수익내기 힘든데, 프로 레이싱팀을 창단했다.

“우리 팀은 수익이 난다. 이미 12개의 회사와 스폰서십 계약을 맺었고, 현재 추가로 몇 개의 업체와 얘기중이다. 열심히 뛰어서 이뤄낸 결과다.”

- 레이싱을 ‘부유한 사람의 고급 취미’로 보는데.

“레이싱은 취미가 아닌 나의 인생이다. 그래서 회사(팀106)까지 운영하고 있다. 모터스포츠에 대한 열정 없이는 하지 못하는 일이다. 레이싱을 할 때는 나는 연예인이 아니라 감독이자 드라이버다.”

- 스폰서에 의존하다 불황이 오면 팀 운영이 어려울 텐데.

“푸마와 페라리의 콜라보레이션(협업)을 보고 EXR이란 의류회사를 찾아갔다. 스폰서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비즈니스에 참여해서 수익모델을 만들었다. 이 외에도 레이싱 다이어리 등 다른 팀에서 하지 않은 것을 계속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출시된 EXR과 팀106의 결합상품은 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 목표는 100억원이다. 직접 디자인에 참여했고, 색상 하나에도 EXR과 협의를 거쳤다.

“푸마와 페라리가 하는 걸 제가 해냈고, 그 어떤 인기 프로 스포츠팀도 하지 못하는 패션상품을 일반 매장에서 팔고 있습니다. 꼭 연예인이어서만이 아닙니다. 아이디어로 승부한 겁니다. 주위에서 ‘제대로 하고 가고 있구나’라고 평가해주신다면 저도 큰 보람입니다.”

류시원은 국내 모터스포츠업계에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한 것 외에도, 지난해 6월 ‘프레스와 함께 하는 팀106의 밤’을 주최하고 모터스포츠와 관련된 거의 모든 언론매체 관계자들을 강원도 태백에 초대했다. 국내 모터스포츠업계에서 최초의 일이었다.
○ “사업해보니 남자의 진짜 인생은 마흔부터”

류시원은 1월 초 디스크수술을 받고 일주일간 입원한 적이 있다. 수술은 고통이었지만, 바쁘게 살아온 그에게 입원은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됐다.

평소 꿈꾸던 것들을 떠올렸고, 실행계획을 구체화시켰다. 지난해 패션업체 EXR과 결합상품을 런칭했듯, 앞으로 자동차부품, 커피체인, 서점 등으로 팀106 브랜드를 확대시켜 나가리라 마음먹었다. EXR 팀106은 레이싱모델 6명을 포함해 모두 20명으로 이뤄졌다. 류시원을 포함해 모두 4명의 드라이버와 4명의 기술자가 있다. 속도계만 1000만 원에 달하는 2억원 상당의 레이싱 머신도 4대 보유하고 있다.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이 수영과 스케이팅 등에 과감한 투자와 첨단 스포츠과학을 도입해 좋은 성적을 이루었듯이 레이싱도 첨단 테크놀로지를 접목하는 과감한 투자가 좋은 성적을 만든다는 생각 때문이다.

- 가장 기억에 남는 레이싱은.

“2006년 10월, 내 생일에 레이싱에 나섰다. 팬미팅 참가차 일본 팬 3000명이 왔었는데, 그날 1위를, 그것도 역전우승을 했다. 당시 누적 포인트가 묘하게도 106점이었다. 106이란 숫자는 운명이다.”

서른여덟의 류시원은 사업을 하면서 남자의 ‘진짜 인생’을 알 것 같다고 했다.

사업을 시작하고 보니 남자는 마흔부터 진짜 인생을 시작하는 것 같아요. 20,30대엔 연예계에 인생을 바치면서 일을 했다면, 이제부터 사업을 하면서 인생을 바칠까 합니다. 지금이 일에 대한 열정이 최고조입니다. 또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이다 보니 더욱 열의가 넘칩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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