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막말’도전?…예능프로 중 비속어 가장 많이 써

  • 입력 2009년 7월 29일 02시 59분


지상파TV 3사의 주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중 MBC ‘무한도전’이 비속어, 은어 등 ‘막말’을 가장 많이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6월 방송한 지상파 주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분석 대상은 KBS2 ‘해피선데이’(일 오후 5시 20분)의 ‘남자의 자격’과 ‘1박2일’, MBC ‘무한도전’(토 오후 6시 35분), SBS ‘패밀리가 떴다’(일 오후 5시 20분).

방송언어 관련 위반 건수에서 ‘무한도전’이 총 59회(언어 37회, 자막 22회)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남자의 자격’이 32회(언어·자막 각 16회), ‘패밀리가 떴다’가 28회(언어 12회, 자막 16회), ‘1박2일’이 20회(언어 7회, 자막 13회)였다. 방통심의위는 3사 프로그램 모두 고성이나 비속어, 은어, 인신공격성 발언이 지나쳤고 그 내용이 자막에서 다시 한번 강조됐다고 지적했다.

‘무한도전’은 “그래 멍청아, 바보 같은 놈”, “넌 배신 깔 놈이야”(박명수), “대머리 빡빡이가 득실득실하더니만”(정준하)을 그대로 내보냈다. ‘해피선데이’는 “이 싸가지 없는 새끼야”(남진), “너 또라이지, 또라이야”(이경규), “강호동 대가리만 한 수박을”(이승기), ‘패밀리가 떴다’는 “이마 까고 맞아야 돼”(이효리), “입 닥쳐, 이미지고 뭐고 없어”(윤종신) 등이 지적됐다.

출연자의 캐릭터를 부각하기 위해 ‘바보 형’ ‘뚱땡이’ ‘찮은이 형’ ‘돌+I’(무한도전), ‘실눈브라더스’(패밀리가 떴다) 같이 성격이나 외모를 부정적으로 희화하거나 언어를 파괴하는 요소가 많은 것도 문제로 나타났다.

방통심의위는 “‘오락은 그저 재미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일부 방송인들에 의해 방송언어의 공공성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면서 “지상파 방송의 영향력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출연진과 제작진의 근본적인 인식변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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