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마켓은 위축…하지만 한국 영화 판매는 강세

  • 입력 2009년 5월 20일 13시 44분


영화를 사고 파는 사람들의 전체 규모는 지난 해보다 대략 40%가, 특히 바이어는 무려 30%나 줄어들었다고 했다.

칸 필름마켓을 찾은 한국영화 해외 세일즈 관계자가 피부로 느낀 상황이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신종 플루가 제62회 칸 국제영화제에도 그 여파를 미친 가운데 같은 기간 열린 칸 필름마켓도 활력을 잃었다.

하지만 한국영화는 오히려 “지난 해보다 더 활발한 거래와 판매 문의가 이뤄졌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전년 대비 2006년 -68%, 2007년 -49%(계약금액 기준, 영화진흥위원회 자료)로 위축됐던 수출상황과는 반대다.

이번 필름마켓에서는 ‘추격자’ 나홍진 감독의 차기작 ‘살인자’가 시놉시스만으로 프랑스에 선판매됐다. 완성된 영화를 본 뒤 구매를 결정하는 최근 상황에서 고무적인 일로 꼽힌다.

또 경쟁부문 진출작 ‘박쥐’가 스페인, 터키 등 5개국, 쏟아지는 호평을 받은 ‘마더’가 포르투갈과 홍콩 등 4개국에 각각 판매됐다. 두 영화는 현지의 뜨거운 관심 속에 향후 더욱 많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내다봤다.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 홍상수 감독의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한창 흥행 중인 ‘7급공무원’, ‘김씨표류기’, ‘차우’, ‘미쓰 홍당무’, ‘여고괴담5’, ‘불꽃처럼 나비처럼’ 등도 다양한 지역에 수출됐다.

이에 대해 엠라인 손민경 대표는 “그 만큼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경기 침체 등으로 할리우드 영화가 많이 나오지 않았지만 굳이 미국영화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소구력을 지닌 영화를 선호하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에서 일고 있는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도 칸 필름마켓으로 이어졌다.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가 프랑스에 판매되는 등 한국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손 대표는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일본 등에는 나름의 독립영화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면서 “특히 각종 영화제 관계자들의 초청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외화 수입사들은 ‘빈손’으로 귀국할 것 같다며 울상이다. 경기 침체와 신종 플루의 영향 때문에 해외 영화사의 참여가 준 탓에 다양한, 흥행력을 갖춘 외화를 그리 많이 발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칸(프랑스)|스포츠동아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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