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와 얼굴들’은 가요계 ‘워낭소리’

  • 입력 2009년 3월 4일 07시 15분


대중문화에 인디(indi)의 돌풍이 거세다.

스타시스템으로 대표되는 주류 대중문화의 상업성에 맞서 고유한 자기의 색깔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 외롭게 한 길을 걸었던, 그래서 ‘독립’ 또는 ‘인디’라는 수식어가 붙었던 영화와 음악이 요즘 대중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가 관객 200만 명을 넘으며 극장 박스오피스 1위를 2주 연속 기록하더니, 이번에는 ‘인디음악의 서태지’로 불리는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이 음반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장기하와 얼굴들이 2월 27일 발표한 첫 정규 앨범 ‘별일 없이 산다’는 초도물량 8000장이 모두 매진됐다. 음반을 찾는 주문이 폭주하면서 현재 1만 장의 추가 제작에 들어간 상태다. 장기하와 얼굴들이 지난해 발표한 싱글 ‘싸구려커피’도 역시 홍보나 마케팅 활동없이 단지 입소문만으로 1만 장이라는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이때는 싱글 가격이 5,000원이었다. 이에 비해 이번 정규 앨범은 12,700원이나 하는데도 불과 발매 3일 만에 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별일 없이 산다’는 3일 음반판매집계사이트 한터 일간차트에서 10계단이 껑충 오르며 1위를 기록했다. 주간차트(2월 24일∼3월 2일)에서는 신혜성, 플라이투더스카이 다음으로 3위를 차지했다. 장기 불황이라는 음반계에서 대형 기획사 소속도 아닌 인디밴드가 별다른 홍보도 없이 내놓은 음반이 이렇게 각광을 받는 것은 전혀 예상도 못했던 일. 더구나 음반 판매 순위에서 인디 밴드가 이선희, 빅뱅, FT아일랜드, 소녀시대 등 쟁쟁한 인기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사실 자체가 파격적이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소속사 붕가붕가레코드 측은 “음반을 발표하자마자 초도물량이 전량 매진됐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도 크게 놀라고 있다”며 “인디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인줄은 몰랐다. 성원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지난해 5월 싱글 ‘싸구려커피’를 발표하며 유명해졌다. 송창식을 연상케 하는 타령 창법과 독특한 노랫말, 여성 2인조 코러스 미미시스터즈 등이 인터넷상에서 화제를 모으며 주목받고 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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