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시켜요?” “안심하고 등심시켜!” 웃기는 스킬 ‘말장난’을 즐기세요

  • 입력 2008년 5월 2일 08시 07분


개그의 기초는 말장난에서부터 출발한다. 특히 우리말은 동음이의어나 연음되는 단어에 의해 참 많은 말장난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한국어를 할 줄 아는 누구나 이 개그를 만들 수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개그프로그램이나 버라이어티 등에서 말장난을 구사하는 MC나 패널에 의해 피식 웃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웃음의 강도는 그리 높지 않고 자칫 주위를 썰렁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특히 요즘 많이 그런 경향이 있다) 기억하자, 개그의 시작은 내 생각이나 목적을 전달하는 것이다. 그 목적은 말로 이뤄진다. 당신의 어휘력이 뛰어나다면 더욱 유리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당신을 센스 있게 만드는 주요 스킬이 될 것이다.

쉬운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수박 먹고 그럴 수 밖에, 만두 먹고 그럴 만두 하지, 오이 먹고 오잉? 오렌지 먹고 오렌지 먹어본지가 얼마나 오랜지”

말장난은 아주 쉽고 아주 많다.

어느 할머니의 발음 얘기에서 이 개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설도 있다.

“잣을 들고 이게 잣인감? 책을 들고 이게 책임감?”

또 삼국시대 역사공부를 하는 손주가 백제 신라 고구려가 잘 외워지지 않는다고 하자 “선상한테가서 배째 시라 고 구려!”라고 했단 이야기가 아마 이런 언어 유희 개그의 시초였다고 한다. ‘덩달이 시리즈’라고도 불리던 이 개그는 후에 많은 예능, 코미디 물에 영향을 끼쳐왔다.

‘개그콘서트’에서 꽤(?) 많은 인기를 끌었던 ‘우비삼남매’도 이 언어유희개그에 기초 코드를 두고 있다.

“이것은 의자, 우∼와. 앉을 때 쓴다. 우∼와(실제로 쪼그려 앉으며) 앉을 때(의자를 들어 머리에 쓰는 시늉하며) 쓴다.우∼와!” **^^**

자, 그럼 이 언어유희 개그를 생활에서도 응용해보자. 만일 고깃집 회식자리에서 한 부하직원이 “부장님 안심시킬까요? 등심시킬까요” 묻는다면 센스 있는 부장님은 “응, 안심하면서 등심시켜”라고 말할 것이다.

피자를 아주 맛나게 먹고 “오늘은 우리 피차 헛먹었군”이라고 말할 수 있는 센스. 정말 피식 웃음 나오는 말이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얼마나 밝음을 줄 것인지 생각하면 그 어떤 단어도 언어유희 개그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심지어 사람 이름까지도 가능하다. 예전 희극인실에 심현섭 선배가 들어오길래 “현섭이 형 개콘 쉬면 섭섭하지”라고 말했다가 맞을 뻔 했다. 킥킥.

마지막으로 언어유희를 잘 만들 수 있는 팁 하나.

단어 자체가 갖고 있는 뜻에 얽매이지 말고 연음되는 부분을 주의 깊게 살펴보며 띄어쓰기를 무시한 채 앞 단어의 끝음절과 연결시켜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어쩌다가 언어유희개그를 발견하게 되면 메모하는 습관을 갖고 있어달라는 것. 하나 하나가 센스 있는 당신을 만드는 중요한 길잡이가 될테니까.

개그맨 박준형

[관련기사]박준형의 유머학 강의 “그림의 떡+누워서 먹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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