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과 싸우는 팔색조의 모성… EBS ‘다큐 프라임’

  • 입력 2008년 4월 9일 02시 57분


▽EBS ‘다큐 프라임-탐라계곡에서의 한철’(오후 11시 10분)=제주도 탐라계곡에 둥지를 튼 팔색조를 다룬 다큐멘터리. 팔색조는 봄에 동남아시아에서 건너와 새끼를 낳고 살다 가을이면 떠난다.

국내 천연기념물 204호로 세계적으로도 희귀하다. 일반인들이 팔색조를 발견하기란 무척 어렵다. 습하고 어둡고 은밀한 곳에 살기 때문이다. 팔색조는 천적을 피해 탐라계곡 깊은 골에 둥지를 튼다.

팔색조는 이름만큼 털빛이 화려하지만 둥지를 짓고 새끼를 키울 때는 털빛이 바래고 체중도 줄어들어 볼품이 없어진다.

지난해 여름 제주도에는 비가 많이 내렸다. 연이은 폭우는 팔색조에게는 예상치 못한 재난이었다. 팔색조는 머리털이 다 빠져 여름 내내 흉측한 몰골을 하고 있었다.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팔색조는 둥지를 만들고 새끼를 낳는 시기마저 헷갈릴 정도였다. 탐라계곡 팔색조는 ‘미의 극치’라는 별칭과 거리가 먼 모습으로 장마를 견뎌냈다.

장마가 끝난 뒤엔 불볕더위가 시작됐다. 어미는 사냥을 나갔다. 여느 때처럼 먹이를 물고 둥지 위로 점프한 어미는 갑자기 밖으로 튀어나왔다. 뱀이 새끼를 잡아먹기 위해 둥지를 공격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미는 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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