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을 때 잘해’ 하희라 “이혼-불륜 다룬다고 다 자극적인가”

  • 입력 2006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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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있을 때 잘해’에서 홀로서기에 성공한 이혼녀 역으로 열연하고 있는 하희라. 강병기 기자
MBC ‘있을 때 잘해’에서 홀로서기에 성공한 이혼녀 역으로 열연하고 있는 하희라. 강병기 기자
“드시면서 하세요.”

하희라는 기자가 필기도구를 챙기느라 주스 캔을 잡지 않자 직접 종이컵에 따라 건넸다. 24일 MBC 아침드라마 ‘있을 때 잘해’(월∼금 오전 7시 50분) 출연자 대기실에서 만난 그녀는 차분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말이 상당히 빨랐다.

“성격이 급해요. 부엌에서 요리하다 방에서 애가 부르면 뛰어가곤 하는데 남편(최수종)이 종일 뛴다고 핀잔 줘요.(웃음)”

그녀가 주연 오순애 역을 맡은 ‘있을 때 잘해’는 최근 시청률이 20%에 다가서고 있다. 아침 드라마로는 이례적인 성과다. ‘하희라 효과’이지 않느냐고 하자 “연기 생활 20년이 넘었는데 흥행에 실패한 작품도 많다”며 손사래 친다.

“이혼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많지만 이 드라마는 빠른 전개와 캐릭터의 세밀한 묘사가 두드러져요. 죽은 남편의 첩과 닮아 며느리가 밉다는 시어머니처럼 독특한 사연이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이 드라마의 김우선 PD는 “이혼과 불륜이라는 식상한 소재를 어둡게만 표현하지 않은 점이 다른 아침드라마와 차별화한 요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순애는 바람을 피운 남편 하동규(김윤석)와 이혼하는 과정에서 아이 양육권을 주겠다는 남편의 말을 그대로 믿었다가 또다시 배신당한다. 이후 순애는 동생 부부에게 얹혀 살다가 식당을 차려 성공하고 새로운 사랑도 찾는다.

극중에서 순애의 모든 것을 앗아간 상대 여성 배영조 역을 맡은 이는 지수원. 하희라는 “실제론 무척 좋아하는 언니”라며 “악역 연기를 잘하는 것뿐인데 시청자들에게 너무 미움을 받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남편 최수종과 ‘원앙부부’로 유명한 그녀에게 가족 얘기를 꺼내자 동그란 눈이 더 커졌다. 이들은 11월 20일 결혼 13주년을 맞는다. 그녀는 “다시 태어나도 지금 남편과 결혼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에서 직접 구운 쿠키만 아이들에게 간식으로 준다는 그녀는 드라마가 종영되면 가족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나이가 들면서 아이들을 키우는 것에 관심이 가요. 제가 교사자격증이 있는데 우리 아이뿐만 아니라 어려운 상황에 처한 청소년들을 상대로 상담봉사활동도 해 보고 싶어요.”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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